[서정보기자의 반집&한집]韓6-中8-日2명 16강 삼국지

한국의 박영훈 3단(오른쪽)이 중국의 위빈 9단을 상대로 초반 포석을 구상 하고 있다. 사진제공 타이젬

중국의 약진이냐, 한국의 수성이냐.

28일 대전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열린 제7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본선 첫 대결(32강전)에서 중국 8명, 한국 6명, 일본 2명이 16강전에 올랐다.

이날 32강전에선 오후 2시 20분경 뤄시허(羅洗河) 9단이 양재호 9단을 꺾고 첫 승리를 거둔 것을 시작으로 후야오위(湖耀宇) 7단, 펑첸(彭筌) 5단, 차오다위안(曹大元) 9단, 장원둥(張文東) 9단 등이 파죽의 5연승을 거두며 황사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차오 9단은 이세돌 3단을 상대로 실리를 챙긴 뒤 중앙 백세력에 뛰어들어 멋진 타개 솜씨를 보여주며 쾌승을 거뒀다. 대국후 차오 9단이 검토실에 들어오자 중국 선수단은 차오 9단을 환영하며 잔치집 분위기.

박진솔 최용원 초단 등 ‘수졸(守拙·초단의 별칭) 돌풍’의 주역도 중국의 황사바람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팀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유창혁 9단이 중국의 두안롱(段嶸) 7단을 꺾으며 반격의 교두보를 확보한 뒤 박영훈 3단이 중국의 위빈(兪彬) 9단에게 극적인 반집승을 거두며 기세를 올렸다. 이어 조훈현 이창호 9단, 최명훈 8단이 중국 신예를 잇따라 격파하며 중국과 호각을 이뤘다.

마지막으로 양건 6단이 일본의 혼인보(本因坊) 왕밍완 9단을 누르고 대미를 장식했다.

반면 일본은 서봉수 9단을 꺾은 하네 나오키 9단과 고바야시 사토루 9단 등 2명만 16강에 진출. 전야제에서 “조훈현 9단과 결승에서 만나고 싶다”고 소감을 밝힌 다케미야 9단은 중국의 왕레이(王磊) 9단에게 막혀 탈락했다.

32강전의 결과는 특히 중국의 ‘10소호’로 불리는 신예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지난 대회 준우승을 한 창하오 9단은 “신예들의 실력이 만만치 않아 이번에는 우승을 노려볼 만 하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하지만 한국은 이창호 조훈현 유창혁 9단 등 3강이 버티고 있다. 안정적인 전력을 갖고 있는 최명훈 8단, 박영훈 3단 등도 뒤를 받치고 있어 세계대회 연속 우승의 기록을 이어가는데는 별 이상의 없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