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서 해체되는 가족의 모습을 다양한 몸짓으로 보여주는 실험극 ‘버라이어티’. 사진제공 국립극장
국립극장과 ‘서울 프린지 네트워크 2002’는 5∼29일 서울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우수 창작실험극 초청공연’의 막을 올리는 것.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색다른 연극 언어를 추구하는 연극 2편을 소개한다. ‘앙티 오이디푸스’(5∼15일), ‘버라이어티’(19∼29일)는 각각 부산과 경기도에서 활동하는 극단의 작품이다. 서울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지역 극단의 공연을 볼 수 있는 자리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극단 갤러리시어터가 제작한 ‘앙티 오이디푸스’는 회화와 연극의 융합을 시도한다. 극장 내부를 한지로 둘러싸고 천정에는 손 발 모형을 걸어놓는 등 공연장 자체가 한편의 설치미술 작품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버지와 아들로 이루어진 한 가정을 통해 기성세대에 반항하면서도 순응할 수밖에 없는 젊은이가 겪어야 하는 세상과의 불화와 대립이 주요 줄거리. 미술적인 요소가 강한 만큼 현역 미술작가가 무대를 꾸몄다.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그림을 관람할 수도 있다. 유성주 조창주 문선애 등 출연.
연출가 허한범씨는 “회화적인 것과 극적인 것의 충돌을 통해 관객이 미술과 연극 사이를 오가는 경험을 할 수 있는 무대로 꾸밀 계획”이라고 말했다.
극단 몸의 ‘버라이어티’는 걷고 뛰고 먹고 잠자는 보편적인 인간 행동을 탈춤 마당놀이 등 전통적인 몸짓으로 풀어낸다. 대사를 의성어로 처리하거나 몸으로 표현하는 이색 퍼포먼스 극이다.
가족 구성원들이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사건들을 풍물패 연주와 대동굿 등으로 혼란스럽게 묘사한다. 극 도입부에 17분짜리 단편영화 ‘춤추는 하루’도 상영한다. 김영한 김미양 박진택 정구진 등 출연.
연출가 박홍진씨는 “현대사회에서 가족 간의 소외와 의사소통의 부재를 은유한 작품”이라며 “세계로 진출하는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이번 무대에서는 한국의 전통놀이와 서양의 마임 등을 접목했다”고 말했다.
평일 오후 7시반, 토 오후 4시 7시, 일 오후 4시(월 쉼). 8000∼1만2000원. 02-747-4555, 02-325-8150.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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