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작가 모리스 베나윤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제작한 뉴미디어 작품 '워치 아웃(Watch Out)'.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휴대전화가 사람들의 일상과 문화예술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예술매체로서 영역을 넓힐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심포지엄과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아트센터 나비가 개최하는 무선(無線) 예술 프로젝트. 4,5일 서울 이화여대에서 열렸던 심포지엄에 이어 6일엔 서울 종로구 서린동 아트센터 나비에서 워크숍이 마련된다. 휴대전화와 이동통신을 이용한 작품을 선보이는 ‘워치 아웃(Watch Out)’전은 10월10일까지 아트센터 나비에서 열린다.
심포지엄과 워크숍 참가자는 영국의 철학자인 사디 플랜트, 미국의 사회심리학자인 존 걸란드, 캐나다 토론토 맥루한 프로그램의 디렉터인 데릭 드 컬코브, 캐나다 토론토대의 스티브만 교수, 영국의 미디어아티스트인 피오나 라비, 미국 모라비언대의 정화열교수, 한국 서강대의 나은영 교수 등.
참가자들이 제시한 휴대전화 문화의 특징은 △인간의 또다른 감각기관화 △시공간의 확장 △새로운 모바일 커뮤니티의 형성 등이다.
컬코브는 “휴대전화는 인간과 늘 밀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감각기관”이라고 말했다. 존 걸란드는 휴대전화로 인해 새로운 모바일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모바일 커뮤니티는 행동지향적이고, 9/95법칙이 적용된다는 점이 특징. 행동지향성의 예로 그는 부시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동안 휴대전화를 이용해 시위을 조직했던 일을 들었다.‘9/95’법칙은 커뮤니티 회원의 5%가 커뮤니티 활동 및 의사소통의 95%를 차지하는 것을 말하며 소수의 선동에 휩쓸릴 우려가 있음을 의미한다.
전시엔 프랑스의 뉴미디어 작가 모리스 베나윤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만든 작품 ‘워치 아웃’이 선보인다. 눈높이의 상자와 영상으로 구성된 작품은 아트센터 나비와 서울 신촌 대학로 강남역의 TTL존에 설치됐다. 예를 들어 관람객이 상자 안을 들여다보면 다른 곳의 관람객들이 휴대전화로 보낸 다양한 문자메시지를 볼 수 있다. 메시지를 읽는 사이 관람객의 눈은 카메라를 통해 바로 옆 대형 스크린에 동영상으로 나타난다. 관람객은 분명 상자 안을 관찰하고 있는데 어느새 그의 눈은 다시 바깥 세상을 응시하는 셈이다.
아트센터 나비의 최두은 학예연구원은 “휴대전화로 인한 시공간의 확장, 경계의 소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자는 의도에서 마련된 행사”라고 설명했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