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술 가운데 술병 디자인이 가장 다양한 주종은 브랜디다. 프랑스 코냑 지방의 브랜디인 ‘랜턴’은 수집가들이 즐겨 찾는 병. 1992년 런던 인터내셔널 와인 & 스피릿지가 주관하는 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
알마냑 지방 브랜디인 ‘뒤카스탱’의 병은 서부 시대의 미국을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 말 안장과 버클로 장식됐고 병의 표면은 흙먼지가 가득 앉은 것처럼 거칠게 처리됐다. ‘가디스’는 여신(女神)의 하체를 표현했다. 남자 손님들의 시선이 특히 많이 머무는 제품이다. 옆쪽으로는 여신의 다리에 얼굴을 비비고 있는 고양이가 새겨져 있어 꼼꼼한 정성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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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쭉한 병에 수도꼭지가 달린 ‘샤토 드 로바드’는 그 수도꼭지를 통해 술을 따르는 독특한 제품. ‘임페리얼 호스’는 멀리서 보면 플라스크 모양의 심플한 병이 돋보인다.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병 속에 도약을 하는 말이 담겨있어 이채롭다.
‘콩코드’ ‘돌핀’ ‘바이킹 쉽’ ‘바이킹 쉴드’ ‘천지창조’ 등은 병이 도자기로 만들어진 브랜디. 프랑스 라센사가 만든 ‘바이킹 쉽’과 ‘바이킹 쉴드’는 장인들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만들었다. ‘바이킹 쉽’의 깃발에는 ‘천하무적(Invincible)’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바이킹 쉴드’는 바이킹의 투구와 방패를 본떴으며 상단 중앙에 새겨진 배는 24K 도금으로 처리됐다.
‘콩코드’는 포장 박스 안쪽에 그려진 지구와 우주 모습을 배경으로 비행기 모양의 병을 전시하도록 만들어진 제품. 미켈란젤로의 벽화를 그려넣은 ‘천지창조’는 그림뿐만 아니라 책 모양의 사각형 병모양이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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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병 가운데는 ‘골프백’과 ‘마릴린 먼로’가 독특하다. ‘골프백’을 만든 영국의 더글러스 맥깁 본은 ‘골프백’과 함께 ‘골프채’ ‘골프코스’ 등 일련의 골프 관련 디자인을 함께 선보여 골프 애호가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마릴린 먼로’는 마시기보다는 순전히 장식용으로 만들어진 버번 위스키.
브랜디인 ‘튀도르 엑스트라’와 스카치위스키인 ‘인버하우스 35년’의 병은 크리스탈을 꼼꼼히 조각해 만들어진 제품. ‘튀도르 엑스트라’의 병은 눈물을 형상화했다.
한국 애주가들의 경우 브랜디는 위스키만큼 익숙하게 마시는 술이 아니기 때문에 선물로 고를 때도 어떤 제품이 좋은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숙성 기간을 나타내는 등급 표시를 보는 것. 등급은 ‘X.O.(Extra Old)’가 가장 높으며 ‘V.S.O.P.(Very Superior Old Pale)’, ‘V.O.(Very Old)’, ‘V.S.(Very Superior)’ 순으로 낮아진다. ‘Napoleon’이라는 등급은 ‘X.O.’급에 해당한다.
(촬영 협조: 가자주류 선릉점, 종로점)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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