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 창간호는 ‘오늘의 북한시’라는 제목 아래 북한 월간문예지 ‘조선문학’의 2001년 6월호부터 2002년 7월호까지 발표된 시 가운데 8편을 선정해 재수록했다. 이 8명의 시인들에게 쌀을 지급하겠다는 것.
수록된 시는 강명숙의 ‘판문점’ , 박희구의 ‘벌목공의 목소리’, 리일섭의 ‘쌀더미에 반해, 쌀향기에 취해’, 신흥국의 ‘언제면 깰까’, 리영삼의 ‘금강내기, 한잎 단풍’, 렴형미의 ‘어찌하여 북쪽의 녀인들이’, 리득규의 ‘어머니의 흰머리를 빗어드리며’, 김석주의 ‘추억은 사랑이다’ 등.
홍일선 편집주간은 “10월경 ‘시경’ 편집위원 1∼2명이 방북해 북한 시인을 만나 책과 쌀을 직접 전달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방북 가능성에 대해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에 자문을 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쌀을 전달할 수도 있지만 문학 교류를 활성화 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직접 방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특수자료로 취급되는 북한 인쇄물의 경우 그 안에 수록된 내용을 국내 잡지에 싣기 위해서는 사전에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시경’측에서 그런 절차를 밟지 않았으므로 교류협력법을 위반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방북해 쌀을 전달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이 관계자는 “북측의 초청장이 있어야 접촉 승인이나 방북 신청이 가능하다. 북측으로부터 아직 연락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