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아이스크림 기업 ‘배스킨 라빈스’의 유일한 상속자였던 저자는 타고난 부과 명예를 뿌리치고 유제품과 축산물에 감춰진 사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환경운동가로 변신했다. 그는 방대한 자료를 통해 식생활의 전환을 주장한다.
무엇보다 우선 나 자신을 위해서 그렇다. 그가 음식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아버지의 사업 파트너였던 삼촌이 갑작스런 심장마비를 일으킨 뒤였다. 아이스크림의 포화지방과 설탕은 심장마비 발생 확률을 높인다. 또한 유제품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는 핀란드, 스웨덴, 미국, 영국의 순인데 골다공증이 많이 발생하는 나라의 순위와 일치한다. 유제품과 육식의 신화는 이 책의 곳곳에서 난타당한다.
둘째 인류를 위해서. 2.5 에이커의 땅에서 양배추를 생산하면 23명이 먹고 살 수 있다. 감자는 22명, 쌀은 19명, 옥수수는 17명, 밀은 15명. 그러나 닭고기를 생산하면 2명, 소고기는 1명만이 먹고 살 수 있다. 매년 기아로 죽어 가는 인구에게 필요한 곡물 1200t은 미국인의 소고기 소비 10%만 줄이면 얻을 수 있는 양이다.
셋째 동물을 위하여. 단시간에 부드러운 육질로 살찌우기 위한 소 돼지 닭의 사육환경에서 생명에 대한 존중의식은 찾을 수 없다. 끔찍한 상상이지만 만약 3.5㎏의 아기를 닭의 사육방식으로 키우면 18주만에 680㎏에 도달할 수 있다.
처음에 로빈스의 가족들은 삼촌의 죽음을 아이스크림과 연관시킨 저자를 비난했지만 결국 그의 아버지도 70대 후반에 아들의 주장대로 식단을 바꿨다.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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