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저자 시 井- 우물 정 醫-의원 의
憑-기댈 빙 殖-불어날 식輩-무리 배
市는 市場(시장)을 말한다. 물건을 팔고 사는 곳이다. 중국에서 市場이 생긴 것은 매우 오래다. 그들의 神話에 의하면 神農氏(신농씨)라고 하는 神이 등장한다. 그는 태양신으로서 인간에게 곡식을 심도록 했으며 각종 藥草(약초)를 직접 맛보아 醫藥(의약)을 발명하기도 했다. 그래서 중국 사람들은 그를 農業(농업)과 醫術(의술)의 신이라고 부른다. 그는 또 매일 정오를 골라 사람들을 시장에 모이게 하여 장사하는 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商業(상업)의 신이기도 한 셈이다.
비록 神話라 信憑性(신빙성)은 없지만 중국 사람들이 그만큼 商業에 뛰어난 민족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넓은 땅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없는 것이 없었지만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流通(유통)시키느냐가 중요했다. 그것을 담당하는 자가 商人이 아닌가. 중국에서는 일찍부터 商業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商人’이라는 말 자체가 周(주)나라 초, 소나 말 등을 팔았던 商(즉 은나라)의 遺民(유민)에서 유래된 말로 지금부터 3000년 전에 출현했으며, 春秋戰國(춘추전국)시대에 누구보다도 活躍(활약)했던 계층이 商人들이었다. 참고로 商人과 비슷한 뜻을 가진 말에 賈(고)가 있다. 商이 움직인다면 賈는 정착해 장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行商(행상)과 坐賈(좌고)라는 말이 있다.
史記(사기)를 쓴 司馬遷(사마천)은 철저한 重商主義者(중상주의자)로 商人을 전문적으로 다룬 貨殖列傳(화식열전)을 쓰고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가난을 벗는 길은 장사가 최고다.”
“천금을 모은 자는 郡守(군수)와 상대하고 만금을 모은 자는 天子(천자)와 상대한다.”
그런데 옛날에 물건을 매매하는 곳에 市場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우물도 훌륭한 교역장소가 되었다. 그것은 물을 긷거나 빨래를 하러 오는 사람, 목을 축이러 들르는 나그네 등으로 늘 사람이 붐볐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날에는 우물가에서도 物物交換(물물교환)이 이루어졌다. 물론 동네의 중요한 정보도 교환했다.
그래서 ‘市井’(시정)이라면 본디 물건을 매매하는 ‘市場’의 뜻으로 통했다. 그러다가 후에 매매장소가 본격적으로 형성됨에 따라 우물은 고유기능인 물을 긷는 곳으로 정착되면서 ‘市場’이라는 말이 새로 생겨나게 되었다.
그런데 市井이라면 張三李四(장삼이사)가 다 모이는 곳이다. 자연히 왁자지껄하고 때로는 소란스럽기도 하다. 그래서 市井雜輩(시정잡배)라는 말도 있게 됐다. 鄭 錫 元 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sw478@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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