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인터뷰]5집 '디 앤드' 내고 홀로서기, 조성모

  • 입력 2002년 9월 22일 17시 34분


4집 ‘노 모어 러브(No More Love)’ 이후 1년만에 돌아온 가수 조성모(26). 5집 ‘디 앤드(The And)’는 그동안 함꼐 일해온 gm프로덕션의 김광수 사장과 결별한 뒤 처음으로 내놓는 음반이다. 새 음반의 음악은 발라드계의 인기 프로듀서 김형석을 중심으로 한 새 팀과 함께 꾸몄다. ‘홀로서기’의 의미를 지닌 새 음반 발표(10월15일)를 앞둔 조성모를 20일 뉴욕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서 만났다. 새 음반의 타이틀곡 ‘네 것이라면’의 뮤직비디오는 영화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임은경이 주연. 이 뮤직비디오는 지난해 9.11 뉴욕테러를 배경으로 한 소녀와 소방대원간의 애틋한 사랑과 이별을 담았다.

-이전보다 한풀 꺾인 듯한 4집의 반응이나 새로운 팀과의 작업 등에서 부담스런 부분이 있지 않은지.

“나 홀로 부담과 스트레스를 안고 내내 걱정하며 보냈다. 김형석 프로듀서와 곽 감독을 만난 것은 운명과도 같은 일이었다. 이들을 만나고 난 뒤 그동안의 고민이 매듭이 풀리듯 해결이 되는 것 같았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4집을 낸 뒤 지상파 TV에 3차례, 케이블 TV에 네차례 출연한 것이 전부였다. 시상식에도 나가지 않았다. 사실 노래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까지 새음반을 내지 않으려고 했다. 그 동안 방황도 하고(웃음),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 지금은 노래하고 싶다. 데뷔할 때처럼, 그렇게 노래하고 싶다.”

-새 음반에는 노래외에 어느 정도 참가했나.

“내가 펑키(Funky) 스타일로 작곡한 노래 1곡이 수록된다. 4집에서는 6곡 참여했는데, 이번에는 음악보다 ‘보이스’의 변화에 중점을 뒀다. 김형석씨를 믿기도 했고.”

-보이스의 변화란?

“말로 설명하기는 어려운데…(웃음). 이전까지 동경해왔던 가수들의 창법을 익혀 내 것으로 만들었다면 지금은 군더더기 없는, 가식없는 내 목소리 자체만으로 팬들에게 다가가고 싶다.”

옆에서 듣고 있던 김형석은 “바람 소리를 내는 허스키 발성보다 알맹이 있는 창법을 지향했다. 녹음도중 즉흥적인 감흥으로 음을 처리할 때, 그의 목소리에는 리듬앤블루스의 느낌이 많이 난다”고 말했다.

-한동안 유학 얘기가 있었는데.

“유학은 지금도 가고 싶다. 내 마음 안에 있는 소리를 직접 내고 싶은 욕심이 있기에 공부를 해야 한다. 미국에서 부족한 부분을 배우고 싶지만, 구체적으로 언제일지는 잘 모르겠다.”

-앞으로의 계획은?

“10월17일 KBS에서 새로 시작하는 특집 콘서트에 출연한다. 가수 1명이 라이브로 공연을 진행하는 형식이다. 11월경 전국 순회 콘서트도 연다. 또 개인적으로 재즈를 좋아해 내년에는 재즈 음반도 내고 싶다.”

-오랜만의 컴백인데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늘 사랑하세요.’ 이 말은 팬들에 대한 내 사랑의 마음이 담긴 말이기도 하다.”

조성모는 콘서트 무대나 인터뷰 때 이 말을 자주 해왔다. 그는 “‘늘 사랑하세요’는 내 음악을 가장 명쾌하게 풀이해준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터뷰 도중 새 음반의 수록곡 ‘사랑하세요’를 부르는 것으로, 불현듯 튀어 나오는 재채기처럼 숨길수없는 팬들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뉴욕 뮤직비디오 촬영현장▼

20일 오전 뉴욕의 퀸스 지역에 있는 한 소방서.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조성모 5집의 타이틀곡 ‘네 것이라면’의 뮤직비디오의 촬영이 시작됐다. 연출을 맡은 곽경택 감독과 주연 임은경(사진), 가수 조성모와 음반 프로듀서 김형석의 얼굴에는 긴장이 가득하다.

소방서 전면 벽에는 테러때 순직한 소방 대원들의 사진이 붙어 있다. 그 앞의 꽃다발과 촛불은 무심한 바람에 흔들릴 뿐. 세상을 떠난 이의 사진을 응시하던 소녀(임은경)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모니터를 보고 있던 조성모는 “(임은경은) 가만히 있어도 슬퍼 보여”라고 말했다.

뮤직비디오는 ‘거꾸로 가는 이야기’다. 곽 감독은 “사랑하는 사람의 실종은 모든 것을 다 주어서도 되돌리고 싶은 것”이라며 “시간과 동작 등 모든 게 시간을 거스른다”고 설명했다.

임은경이 나오는 화면은 역순으로 진행되고 조성모는 중요한 시점마다 노래를 통해 내레이션을 하는 것처럼 구성됐다.

이어 조성모가 노래하는 장면을 찍을 차례. 김형석과 킥킥대던 그는 카메라 앞에 서자마자 연인을 잃은 애절한 이가 되고 말았다. “얼마나 좋은 날이었는지. 얼마나 밉도록 보고 팠는지.”(‘네 것이라면’ 중)

노 개런티로 연출을 맡은 곽 감독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 마음의 한 켠이 도려지는 것 같은 아픔을 담았다”고 말했다.

뉴욕〓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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