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미술교육업체 '홍선생 미술' 여미옥사장
여미옥씨가 미술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큰딸(고등 2년)이 중학교에 입학할 무렵 미술을 가르쳐줘야겠다고 생각하면서부터. 그러나 좋은 선생님을 찾는 것이 문제였다. 학원에서는 아이들 그림에 손을 대기 일쑤였고 시중에는 마땅한 미술교재가 없었다.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던 여씨는 직접 교재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연구팀을 꾸려 2년간 교재를 개발, 미술학원과 미술교재의 중간 형태인 방문미술교육업체를 탄생시켰다. 큰딸은 물론 둘째(중 2)와 막내딸(초등 6)에게 임상실험했는데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었다.
“저처럼 아이들 그림에 손을 대는 것을 원치 않는 어머니들이 많았습니다.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유아 때부터 아이들에게 미술교육을 시키길 원하고 있고요.”
여씨가 출판사를 시작한 것도 세 딸에게 도움이 될까해서다. 처음엔 직접 출판사를 할 계획은 없었다. 지금과 달리 한자교육이 인기가 없었을 때였는데 아이들에게 한자를 가르쳐 주고 싶어 한자교재업체 ‘홍선생교육’의 창원지사장을 맡았다.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아이들이 5세, 7세, 9세 때였다. 그러나 1년만에 본사가 망해 자신의 아이들은 물론 회원들에게 교재를 공급해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국어문회(한자한문을 좋아하는 교수 모임)를 찾아갔고 자문을 해 직접 책을 만들었다. 좀더 장삿속이 밝았더라면 망한 회사의 이름을 쓰지 않았을 테지만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여씨는 교육사업을 하고 있지만 학부모 입장에서 사교육비를 줄이는 데 대해서도 연구를 많이 한다. 성적에 연연하다보면 아이가 책 읽을 시간이 없으므로 저학년 때는 결과보다는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도록 한다.
미술도 마찬가지. 학부모들 중에는 자기 아이의 그림이 교실 뒤쪽에 붙어있나 여부에 목매는 경우가 있는데 기본기를 튼튼히 하면 실력은 커서 발휘된다는 것. 미술은 창의력 집중력 공간지각능력을 길러주므로 유아 때부터 하는 것도 좋다. 다만 왜 근사하게 못 그리는지 아이를 못살게 굴 것이 아니라 즐기면서 그리도록 한다. 엄마가 그림과 연관되는 한글이나 한자를 써서 아이에게 그림에 붙이게 하면 아이들은 쉽게 기억해 한글과 한자공부까지 하게 된다.
여씨의 아이들은 과외를 하지 않아 시간이 넘친다고 한다. 다만 그는 아이들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비밀의 병정 수첩’을 쓰도록 했다. 아이들은 이 수첩에 EBS시청 신문읽기 독서 친구만나기 등 계획들을 적은 뒤 스스로 A- C+ 등 점수를 매긴다.
그는 ‘선배’ 학부모로서 “한꺼번에 많은 공부를 시키면 아이가 힘들어하므로 초중고교 12년을 지혜롭게 배분해 아이를 도와주라”며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비밀의 병정 수첩’을 사용해 보는 것도 좋다”고 권했다.
■유아교육프로그램 개발자 김효정씨
김효정씨는 ‘엄마는 전문가’임을 주장한다. 특히 유아교육을 사교육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3세 이전 엄마는 교육 전문가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 예전에 교수들의 이론에 의존해 교재를 개발하던 유아교육업체들도 요즘은 김씨 같은 엄마 전문가들의 경험을 소중하게 여긴다.
김씨는 딸(중 2)에게 한글을 직접 가르쳤다. 생후 22개월이 됐을 때 낱말이 적힌 한글카드로 놀이를 시작했고 딸은 27개월 때 한글을 뗐다. 그는 이 같은 경험을 담은 책을 내기도 했다. 영어는 33개월에 시작했다. 처음엔 영어동화책을 읽어주었다.
“엄마가 만들어서 할 생각은 마세요. 시중에 있는 것을 활용하면 됩니다. 그 시간은 아이를 박물관에 데려가든지 다른 데 쓰세요.”
유아에게 수다쟁이 엄마가 좋다지만 하루종일 아이와 말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 때는 책을 이용한다. 책엔 생활 속에서 들을 수 없는 어휘들도 많고 얘깃거리도 제공해 준다.
김씨는 언어발달이 사회성과 관련이 있다고 믿는다. 말 잘하는 아이가 친구들과 사이가 좋고 글을 일찍 깨치면 자신감이 생겨 리더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김씨의 딸은 초등학교 시절 여자어린이로서는 처음으로 전교어린이회장에 뽑히기도 했다.
그는 ‘조기교육’보다 ‘적기교육’이란 말을 좋아한다. 엄마는 아이가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조건과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는 것. 그는 뜻을 같이하는 엄마들과 ‘적기교육 환경을 위한 젊은 엄마들의 모임’을 만들어 잠시 활동하기도 했다. 엄마들끼리 육아경험을 나누자는 취지였는데 주부들이라 예산이 없어 네번 밖에 회지를 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엄마들이 아이 키우기가 아무리 힘들더라도 육아 기간을 ‘자신을 죽이는 시간’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서점에 가 보면 육아나 교육코너의 저자들은 대부분이 엄마전문가들이고 아주 일부가 교수나 학자들이지요.”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얘기를 출판사에 보냈더니 출판사에서 책으로 만들어준 예도 있다고. 굳이 육아를 ‘전공’으로 삼지 않아도 애를 키우면서 할 수 있는 것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김씨 역시 주1회 나가는 백화점 모니터부터 학습지 교사 유아교재업체 연구원 방송작가 문화센터 강사까지 다양한 이력을 갖고 있다. 큰돈을 벌지 못해도 경험은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투자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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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김씨는 이제 유아교육 프로그램 개발자로 일하면서 교육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파트타임이 나쁜 한 가지, 바로 남편으로부터 취업주부라는 ‘대접’을 받지 못하는 거예요. 다른 주부들처럼 때 되면 밥 차리는 걱정을 해야 합니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여미옥씨는… | |||||||
1986∼90년 | 두살 터울로 딸 셋 낳다 | ||||||
1986∼92년 | 공인노무사 시험 준비,낙방 | ||||||
1994년 | ‘홍선생 교육’의 경남 창원지사장 | ||||||
1995년 | ‘홍선생 교육’ 인수 | ||||||
1999년 | 택시 하차시 ‘오토바이 조심’ 스티커 160만장 배부 | ||||||
2000년10월 | 방문미술교육업체 ‘홍선생 미술’ 창원본사 개설 | ||||||
2002년 현재 | “저는 제가 부자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이었으면교통캠페인을 시작하지 못했겠지요.” |
김효정씨는… | |||||||
1988년 | 딸 낳다 | ||||||
1989년 | ‘적기교육 환경을 위한 젊은 엄마 모임’ 구성 | ||||||
1991년 | 한글교육 경험서 ‘우리아이 한글떼기’ 출간 | ||||||
1989∼95년 | 백화점 모니터,학습지 교사,문화센터 강사 등 경험 쌓음 | ||||||
1993∼95년 | 한양대 유아교육학과 석사 | ||||||
1995년∼현재 | 유아교육 프로그램 개발 | ||||||
2001년∼현재 | 한양대 교육학 박사 과정“다른 엄마들도 부지런히 육아전문가로서 경험을 쌓으세요.엄마연구원들이각광받는 시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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