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원형으로 삶을 사유해온 서양화가 정현숙. 그의 작품은 냉정한 듯 하지만 따스하고 서양적이면서 동양적이다. 원의 단순한 반복 같지만 거기 동양적 사유가 감춰져 있다. 그 사유는 음미하면 할수록 더욱 깊어진다.
10월3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열리는 정현숙 개인전. ‘전과 후(Before and After)’ 시리즈 20여점이 선보인다.
이번 전시작엔 황금빛 원형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색감에 원과 선을 함께 그려넣어 변화를 모색한 것도 있다. 작가는 캔버스에 진한 색의 물감을 칠한 다음 금빛 혹은 은빛의 아크릴 물감을 붓끝으로 캔버스에 떨어뜨린다. 떨어진 물감은 서서히 번져가면서 원형이 된다. 여기에 붓질을 가해 윤곽이 분명한 동그라미를 얻어낸다. 색을 다시 덮고원형을 그려넣기를 수차례 반복하면 이전의 원형이 여러 겹으로 숨기도 하고 드러내기도 하면서 그윽한 화면을 연출한다.
그래서 작품 제목이 ‘전과 후’다. 서양화이면서도 먹의 번짐효과와 같은 동양적 서정이 짙게 뭍어난다. 그 원형은 삶과 죽음, 밝음과 어둠 등 모든 것을 끌어안아 마치 윤회의 세계를 보여주는 듯하다. 02-544-8481,2
□'코스메틱 아트 2002'展…화장품으로 美의 욕구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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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은 일종의 예술이다. 화장품을 재료로 다양한 미술작품을 선보이는 이색 전시회가 열린다. 화장품 전문회사 클리오가 기획한 ‘코스메틱 아트 2002’전이 25일부터 10월 1일까지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주제는 ‘컬러풀 파워풀(Colorfull Powerfull)’. 권영지 김태중 이서미 조성희 주영신 등 젊은 작가 11명이 회화 조각 사진 영상물 등을 출품. 권영지의 ‘무제’, 신연진의 ‘우먼 이미지 핑크’, 이정훈의 ‘무제’ 등은 기존 안료와 다른 화장품 특유의 색채 감각이 두드러진다. 주최측은 “아름다움을 향한 욕구는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발달해왔으며 여성 화장품도 이같은 욕망의 소산”이라면서 “색조 화장품과 그 원료를 예술에 활용함으로써 화장품의 예술화를 꾀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02-736-1020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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