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해방직후 혼란기 아이의 시각으로

  • 입력 2002년 10월 1일 16시 03분


□그때 나는 열 한 살이었다 / 현길언 글 이우범 그림 / 176쪽 7000원 계수나무(초등 3학년 이상)

소설가 현길언은 지난해 ‘전쟁놀이’라는 작품에서 일제 강점기 비극적인 역사의 한 장면을 어린이의 시각으로 생생하게 그려내 감동을 줬다. 이번 작품은 그 ‘전쟁놀이’의 후속편에 해당한다. 작가는 또다시 열한살 어린 시절로 돌아가 해방 직후 혼란기를 생생하게 재현했다.

해방 직후 제주도의 한 초등학교 2학년 교실,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오자 급장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일본 말로 구령을 붙인다. 그러자 선생님은 화를 내며 일본 인사를 그만두라고 한다. 아이들은 선생님이 왜 화를 내는지 알지 못한다.

모든 가치가 전도되는 해방 정국의 혼란속에서 주인공 세철이는 점점 외로움을 느낀다. 전에는 자기 앞에서 꼼짝도 못하던 명환이가 급장이 돼 뽐내며 세철이를 따돌린다. 세철이는 학교에 가기가 싫어진다. 그 때 일본인 교장 선생님네 가족이 세철이네 집에 숨어 며칠 지내게 된다. 세철이는 교장선생님 딸인 미키코 누나에게 공연한 심술을 부리지만 그녀의 상냥함에 친구들로부터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받는다. 그러나 그 미키코 누나네는 어느날 밤에 세철이네 집을 떠난다.

세철이의 삼촌은 해방 전에 일본군으로 나갔다 전사했다. 하루 아침에 삼촌의 죽음은 ‘개죽음’이 됐고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친일파가 됐다. 코피를 흘리면서도 아이들과의 싸움에서 기죽지 않으려 애써보지만 여전히 아이들은 자기를 무시하는 것만 같다. 그럴수록 세철이는 아이들이 자기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도록 날카로운 뿔을 달고 다니고 싶다. 어느날 4·3사건이라는 큰 난리가 일어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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