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ABBA) 히트곡 소재의 뮤지컬 ‘마마 미아’의 한 장면.
미국 뉴욕의 맨해튼 브로드웨이 50번가에 있는 1500석 규모의 윈터 가든 극장 앞은 뮤지컬 ‘마마 미아’를 보기 위해 모인 관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마마 미아’는 1970년대 세계적인 그룹 ‘아바(ABBA)’의 히트곡이 이어지는 뮤지컬. 2001년 10월 시작한 이 뮤지컬은 30여편의 뮤지컬이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는 브로드웨이에서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하고 있다.
1주일치 예약이 매진되기 일쑤이고, 윈터 가든 극장의 매표소 앞에서 오전부터 줄을 서야 당일 예약이 취소된 티켓을 겨우 한 두장 구할 수 있다.
이 뮤지컬은 ‘아바’의 멤버였던 비욘 울바에우스와 베니 안데르센이 제작한 작품으로 ‘아바’의 히트곡 22곡으로 스토리를 전개한다.
줄거리는 그룹 ‘아바’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리스의 작은 섬에 사는 여성 도나(루이스 피트르)의 인생 역전, 결혼을 앞둔 딸 소피(티나 매디건)의 좌충우돌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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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나는 클럽 가수였으나 이제는 여인숙을 혼자 운영하면서 딸 소피를 키우고 있다. 결혼을 앞둔 소피는 엄마의 낡은 일기장을 발견한다.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는 소피는 엄마의 일기장을 통해 아버지일지도 모르는 샘과 빌, 해리 등 세 남자를 알게 되고 엄마 모르게 이들에게 자신의 결혼식 초대장을 보낸다.
도나의 옛 친구, 로지와 타냐도 소피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그리스에 온다. 이들 세 여성은 70년대에 ‘도나와 다이너모스(Dynamos·발전기 또는 구어로 정력가라는 뜻)’라는 그룹 활동을 했다.
딸의 결혼식으로 인해 과거 남성들과 만난 도나는 혼란스러워 하고, 로지와 타냐는 괴로워하는 도나를 위해 ‘댄싱 퀸(Dancing Queen)’을 부른다. 헤어 드라이어와 머리빗을 마이크로 삼은 이들 두 ‘아줌마’는 관객의 박수와 발장단에 맞춰 무대를 종횡무진 누빈다. 이들의 코믹한 댄스에 관객은 박장대소.
결혼식 전날 밤, 진짜 아버지를 찾고 싶은 소피는 샘과 빌, 해리를 ‘개별 접촉’해 탐문한다. 이 때 ‘김미 김미 김미(Gimme Gimme Gimme)’가 강한 비트로 무대를 울리고, 소피는 이들에게 과거를 묻는다. 샘은 도나와 함께 ‘에스 오 에스(S.O.S.)’를, 빌은 소피와 ‘더 네임 오브 더 게임(The Name of the Game)’을, 해리는 도나와 함께 ‘아워 라스트 서머(Our Last Summer)’를 부른다.
‘마마 미아’의∼ 스토리는 평탄하고 무대 장치도 단순한 편. 그럼에도 이 뮤지컬이 관객들의 시선을 붙잡는 이유는 낯익은 히트곡들이 적재 적소에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간지 ‘선데이 타임스’는 “‘마마 미아’의 성공은 세계적인 히트곡을 줄거리 속에 솜씨있게 배치한 기술과 위트에 있다”고 풀이했다.
공연장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의 상당수가 노년층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70년대에 크게 유행했던 아바의 노래를 2000년대에도 ‘라이브’로 즐길 수 있다는 것에 무척 즐거워했다.
뮤지컬이 끝난 뒤, 주연들이 소매가 나풀대는 ‘반짝이’ 의상을 입고 ‘댄싱 퀸’과 ‘마마 미아’를 ‘보너스’로 열창할 때 노년 관객들은 기립 박수를 아낌없이 보냈다.
뉴욕〓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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