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어라운드(turnaround)’란 적자에 허덕이던 부실 기업이 조직개혁과 경영혁신을 통해 급격히 흑자로 돌아서는 것을 가리키는 전문 용어이다. 또한 이 같은 일을 전문적으로 맡아 하는 컨설턴트를 ‘턴어라운드 스페셜리스트’라고 부른다. 이 책이 주목을 끄는 것은 저자가 바로 일본에서 유명한 턴어라운드 스페셜리스트이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기업의 성과가 지지부진할 때 경영자들은 어떻게 대응하는가? 우선은 잘못된 방법으로 사업을 하고 있지 않나 점검해 볼 것이다. 방법을 바꾸어도 성과가 개선되지 않으면 이번에는 잘못된 일을 하고 있지 않나 의심해 볼 것이다. 하지만 올바른 일을 올바른 방법으로 해도 성과가 나지 않으면 어떡하는가?
안타깝게도 많은 기업들은 타성에 젖어 오랜 세월동안 조금씩 쇠락의 길을 걷고 있으면서도 자신들이 위기에 빠진 줄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결국 10년이 지나도 조직의 체질을 바꾸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실적에 허덕이는 기업의 경우 아예 새판을 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저자는 똑같은 사람이 똑같은 회사에서 똑같은 행동을 계속해서 회사를 바꾸는데 의문을 제기한다. 똑같은 사람들이 똑같은 회사에서 문제를 얼버무리고 있는 이상 새로 등장한 개혁 리더가 칼을 뽑기도 전에 구태의연한 기존 사원들에게 짓눌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저자는 성공적인 턴어라운드를 위해 몇 가지 실천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개혁은 냉철한 현실 인식과 이로부터 파생하는 철저한 반성에서 출발한다. 통상 비대해진 기업은 사업 책임도 불분명하고 고객과의 거리도 멀며, 현실과 동떨어진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하지만 간부와 사원들이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반성의 내용에 공감해야 실질적인 개혁 시나리오를 짤 수 있다. 개혁의 실마리가 되는 현실 진단이 이루어지고 나면 두 번째 수순으로 조직 전체를 꿰뚫는 새로운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개혁의 리더는 구색 맞추기식 계획이 아니라 대담하면서도 현실성 있는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의외로 부진의 원인과 해결 방안은 단순하다. 문제는 이를 단순하면서도 명확하게 전략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셋째, 뜨거운 마음으로 인재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성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전략의 내용보다는 리더가 조직의 말단에서 전략을 제대로 실행하는지 끈질지게 확인하는 일이다. 결국 개혁은 사람, 즉 인재 발탁에서 승부가 난다. 일단 개혁을 시작하면 리더는 철저하게 개혁의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 사원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배려는 절대 금물이다. 저자는 획기적인 인사 조치 없이 개혁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사례를 소설 형식을 빌어 비교적 쉽게 서술하고 있다.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경영자에게 꼭 권하고 싶다.
이동현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dhlee67@pop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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