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문자마다 천년 古都 숨결이 ´문자로 본 신라´전 외

  • 입력 2002년 10월 6일 17시 44분


글자가 새겨진 신라 곱돌제 사리항아리.사진제공 경주박물관 부여박물관

글자가 새겨진 신라 곱돌제 사리항아리.사진제공 경주박물관 부여박물관

문자를 통해 신라와 백제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기획된 특별전이 경북 경주와 충남 부여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선 ‘문자로 본 신라’전이 20일까지 계속된다. 신라 고분에서 출토된 금속유물이나 토기, 절터나 건물터에서 나온 비석 토기 칠기 기와 등 문자가 기록된 유물 350여점을 시대별 성격별 출토지별로 나누어 전시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보물 516호 대구 무술명오작비(戊戌銘塢作碑), 경주 남산 신성비(新城碑) 등으로, 당시 지방민의 통치과정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전북 익산 왕궁리 석탑에서 출토된 국보 123호 순금 경판(經板·통일신라 추정)과 국보 196호 신라 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白紙墨書大方廣佛華嚴經), 탑과 비는 문자가 신라의 불교 문화에 큰 영향을 끼쳤음을 보여준다. 왕궁리 석탑 순금 경판은 경판에 금강경의 내용을 금속활자나 나무활자로 눌러 새긴 독특한 유물이다. 전시 유물들은 문자로 기록된 내용 뿐만 아니라 신라 특유의 자유분방하면서도 절제된 신라 필적(筆跡)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다. 금속유물 토기 기와 목칠기엔 신라인들의 일상적인 문자 생활의 흔적도 남아 있다. 054-740-7533

국립부여박물관에선 12월8일까지 ‘백제의 문자’전이 열린다. 백제인들이 남긴 문자 유물 100여점을 돌, 금속 유물, 토기 벽돌 기와, 나무 등 종류별로 나누어 전시한다. 이외에 문자로 본 백제의 대외관계, 백제인의 문자생활을 주제로 한 코너도 마련했다.

중국과 외교관계 및 당시의 장례의식을 전해주는 무령왕과 왕비의 묘지석(墓誌石), 백제말 사비시대 귀족문화의 일면을 보여주는 사택지적비, 부여 능산리 절터에서 출토된 국보 288호 창왕명 석조 사리감(昌王銘石造舍利龕)이 대표작. 특히 사택지적비는 은퇴한 백제 귀족의 울적한 심경을 기록해 백제 귀족들의 내면을 낭만적으로 표현했다. 이 외에도 능산리 출토 목간(木簡)은 역사서에 없는 내용을 적지 않게 밝혀낸 유물로 평소에 실물로 접하기 어려웠던 것들이다. 041-833-8562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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