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스타타워 음식문화][요리]싸먹는 샌드위치 ´랩´ 독특

  • 입력 2002년 10월 10일 16시 07분


갤러리와 커피숍을 합쳐놓은 스타타워의 ‘커피 반’. 장동조 사장이 고객인 유종윤 변호사에게 미술작품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다.-전영한기자-
갤러리와 커피숍을 합쳐놓은 스타타워의 ‘커피 반’. 장동조 사장이 고객인 유종윤 변호사에게 미술작품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다.-전영한기자-
흑백 사진과 회화작품 20여점이 실내를 가득 메우고 있다. ‘유리 예술’이라는 제목의 그림들은 햄버거 안에 고기 대신 유리를 꽂아놓고, 상어이빨 대신 유리를 박아 놓은 전위적인 내용들이 주종을 이뤘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스타타워’ 2층 복도에 있는 ‘커피 반’의 풍경이다. 문을 연 지 석 달 남짓된 이곳은 5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하는 예술작품을 파는 화랑과 5000원에서 1만5000원까지 하는 커피, 간단한 조각케이크를 파는 커피숍을 합쳐 놓은 복합 문화공간이다. 일본 도쿄의 대표적인 럭셔리호텔인 파크하얏트의 스카이라운지를 연상시키는 3m 높이의 천장이 인상적이다.

스타타워에 입주해 있는 법무법인 서정의 유종윤씨(29·미국 변호사)가 2일 오후 커피 반을 찾았다.

‘건강음식’, 나아가 ‘치유음식’이란 장르를 개발한 스타타워의 ‘델리 비츠’. 시원한 통유리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곳이다.-전영한기자-

“이곳에서 사용하는 ‘길리스’ 커피는 향이 진하고 특유의 쌉쌀한 맛이 살아 있어서 좋다. 착 가라앉은 재즈음악은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데 좋은 분위기를 마련해 준다.”

뉴욕 맨해튼 소호에서 ‘INKHAN(인간)’이라는 갤러리를 운영하며 전시기획 컨설턴트로 일했던 장동조씨(43)가 이곳의 사장. 장 사장은 손님들에게 매장에 걸린 전시 작품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설명을 해 준다. “예술작품에 관심은 많지만 전시회장을 찾지 못하는 스타타워의 내외국인들이 즐겨 찾는다”는 것이 장 사장의 설명이다.

커피 반은 매달 전시하는 미술작품들을 바꾸고,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초대전도 갖는다. 스타타워 빌딩에 입주해 있는 기업체들의 파티장소로 대여하기도 하며, 새로운 브랜드나 제품의 론칭쇼, 패션쇼도 연다. 아침에는 베이글과 커피, 생과일주스 등을 포함한 아침식사용 세트메뉴를 판다. 특히 시리얼과 과일, 요구르트를 섞어 파는 ‘모닝 시리얼’ ‘모닝 요거트’ 등의 세트메뉴가 인기다.

지난달 새로 문을 연 지하1층의 푸드코트에서는 ‘랩 샌드위치’라는 새로운 개념의 샌드위치를 파는 ‘델리 비츠’ 레스토랑이 주목을 받고 있다. 컨설팅기업 KPMG, 다임러 크라이슬러, 유니버설픽처스, AVAYA 등 많은 외국계 기업의 직원들이 끼니는 물론 ‘회의용 샌드위치’로도 시켜 먹는다.

‘랩 샌드위치’는 빵 대신 멕시코 쌈의 일종인 ‘토티야’에 야채나 육류 등을 넣어 만든 샌드위치다. ‘비츠’에서 만난 유니버설 픽처스의 인사담당 김은희 과장(31)은 “겹겹이 싼 토티야 덕분에 일반적인 샌드위치나 햄버거와 달리 속재료가 흘러나올 염려가 없다. 손에 들고 다니며 먹기에 좋다”고 말했다. 미국 보스턴칼리지에서 음악사를 전공한 뒤 캘리포니아와 홍콩 등지의 트렌디숍들을 돌아다니며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비츠의 노혜원 사장(27)은 “랩 샌드위치는 밀전병인 토티야를 쓰기 때문에 다이어트식으로도 좋다”고 말했다.

랩 샌드위치에는 돼지고기를 고추장으로 양념한 ‘스위트 포크’, 태국식 파인애플 소스인 ‘비프 인젝션’ 등 이른바 ‘아시안푸드’ 스타일의 소스가 많이 첨가돼 있다. 속재료로는 숯불 쇠고기, 커리소스의 닭고기, 해산물 등이 들어간다. 얼음과 생과일, 요거트를 섞어 만든 음료 ‘스무디’가 랩 샌드위치와 더불어 많이 팔린다.

노 사장은 ‘건강 지키기’에 유난을 떠는 스타타워 빌딩 입주자들을 의식해 건강음식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치유음식(Healing Food)’이라는 이름의 새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콜레스테롤 클렌저’는 당근 사과 시금치 샐러리 등을 갈아만든 건강음료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들이 마시기 적당한 음료다. 블루베리, 오렌지에 더해 기관지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식물 ‘에키나비’의 진액을 갈아넣은 ‘플루 버스터’는 감기 예방에 좋다고 선전한다. 인삼과 각종 과일 야채를 갈아만든 음료, 곡물을 말린 후 우유와 함께 갈아만든 음료, 생과일주스에 알로에를 넣은 건강음료도 인기가 좋다.

●‘스타타워’ 지하엔

스타타워 전경. 사진제공 스타타워

스타타워 지하 1층에는 지난달 30일 대규모 아케이드가 들어섰다.

서울 역삼역과 이어져 있는 이곳에는 입점해 있는 매장들이 전부 통유리를 사용해 외부에서 내부가 쉽게 들여다 보인다. 무광택 금속장식도 복도 군데군데 있어 중후하고 우아한 느낌이 잘 살아난다. 레스토랑들 중간에 있는 휴식공간에는 검은색 화강암으로 분수를 꾸며놓았다. 현재 회전초밥집, 오픈 카페, 샌드위치 전문점, 인도식당 등 10여개의 음식점이 입점해 있다.

스타타워는 지난해 9월 미국계 부동산기업 ‘론스타’가 현대산업개발에 약 6600억원을 주고 산 지상 42층 지하 7층 빌딩. 다양한 다국적기업들이 지난해 12월부터 입주하기 시작했다. 건물 면적은 국내 최고인 6만4000여평으로 63빌딩(5만200여평),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빌딩(3만3400여평)보다 크다. 역삼역을 끼고 있는 주변의 유동 인구도 8만여명에 달한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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