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에 소개한 ‘데이팅게임’은 지구의 나이를 둘러싸고 벌어진 과학자들의 생생한 논쟁사를 담고 있습니다. 아서 홈즈라는 한 지질학자의 삶을 따라 펼쳐지는 과학사의 사건들이 마치 소설처럼 읽힙니다.
물론 과학책인만큼 ‘우라늄의 붕괴율’ ‘허블 상수’니 하는 낯선 용어들이 군데군데 나옵니다. 그 점이 오히려 이 책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어려운 대목에 부딪치면 지구의 탄생에 대해 이런저런 공상도 해보며 읽을 수 있어 흥미를 더해줍니다. 과학자들의 ‘연구하는 즐거움’을 살짝 엿보는 방법도 되겠죠.
사실 기초과학, 그 중에서도 지질학은 과학분야를 홀대하는 우리 사회에서 인기있는 테마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 책의 경우 과학적 주제를 일반인이 접근할 수 있도록 호소력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손길이 갔습니다. 기초과학을 어떻게 발전시켜야할지는 정부의 역할이겠지만 좋은 과학책을 찾는 독자들이 많이 나오는 것도 그 첫 걸음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번 주에 일본은 물리학상과 화학상 등 기초과학분야에서 두 개의 노벨상을 따냈습니다. “이제 자신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며 온 나라가 잔칫집 분위기라지요. 솔직히 말해, 많은 분야에서 지식의 두께가 우리 보다 한 수 위인 이웃나라에 샘이 나지 않을 수 없더군요. ‘시기심’(6면)은 인류가 태초부터 지녀온, 그런 감정에 돋보기를 들이댄 책입니다.
3면에 크게 다룬 ‘추사와 그의 시대’는 불세출의 서예가였을 뿐 아니라 금석학의 일인자, 경학 지리학 등에도 두루 정통했던 르네상스적 인간 김정희와 당대의 학문예술을 조망한 책입니다.
경제 경영서로는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의 ‘세계화와 그 불만’(2면)과 세계적인 경영컨설턴트인 켄 블랜차드의 ‘You Excellent!’(6면)를 골라봤습니다. 세계화가 그토록 좋은 것이라면 왜 매를 맞는지, 내가 긍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으면서 상대방이 올바로 행동하기를 기대해서는 왜 안되는 건지, 그 이유가 궁금한 분들에게 권합니다.
고미석기자 출판팀장·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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