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김지하의 사상' 전집 3권 출간

  • 입력 2002년 10월 17일 18시 23분


시인 김지하씨(61)가 평생 몰두해 온 철학 사회 미학사상을 ‘김지하 전집’(전3권·실천문학사)으로 묶어냈다.

원고지 7500장 분량의 이 전집은, 그동안 중복되거나 흩어져있던 그의 글을 모아 정리한 것으로 김씨의 사상적 궤적을 아우르는 ‘정본(正本)’의 의미를 지닌다.

김씨는 판소리에서 우리말의 리듬을 찾아 이를 바탕으로 민중문학 작품을 쓴 시인. 1970년 ‘오적(五賊)’을 발표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투옥됐고,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다시 투옥,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무기로 감형됐다. 김씨는 옥살이를 하던 시절, 동학과 증산도를 접한 뒤 민중에 뿌리를 둔 한국 사상에 천착해 왔으며 민중운동 혁명론 막시즘 등을 재해석하는 작업에 매달려 오기도 했다.

제1권 ‘철학사상’에는 김씨의 철학적 사유의 단초라 할 수 있는 동학사상을 비롯해 1980년대에 펼친 생명운동, 1990년대말 제창했던 율려사상 등에 관한 글이 수록됐다.

저항적 지식인으로서 그의 면모를 볼 수 있는 제2권 ‘사회사상’에는 사회현상에 대한 사유와 현대문명에 대한 비판, 새로운 세계관을 모색한 글을 모았다. 첫 옥고를 치르게 했던 ‘조(弔) 반민족적·비민주적 민족적 민주주의’와 민청학련 사건 당시 법정에서 최후 진술한 ‘나는 무죄이다’가 실렸다. 이어 제3권 ‘미학사상’에는 김씨의 문학론과 미학론, 1970년대의 ‘저항시인’ 김지하의 일기 등이 담겼다. 이번 전집 출간에 대해 김지하씨는 “나는 스스로를 사상가나 이론가로 생각지 않는다. 내 글은 하나의 씨앗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내 글을 모아 정성스럽게 정리해 준 이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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