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규모 있는 집에서 며느리를 보았는데 이게 무슨 변고람!
신행(新行) 온 바로 첫날 밤, 새 각시, 새 서방이 달콤달콤 잠을 자는데 한밤중에 벼락치는 소리가 났다. 이어서 벽 무너지는 소리가 와르르!
신부의 방귀 한 방에 천지가 요동했다. 실정을 모르는 가족은 잠을 깨고 피난을 가고 그야말로 야단법석을 떨었다.
흙벽을 다시 쌓고 지붕을 새로 올렸지만, 소용없었다. 남이 알까봐서 낮에 참는 게 화근이었다. 하필 한밤중만 골라서 방귀를 발사해대는 게 문제였다.
바로 누워서 자면 구들이 내려앉았다. 엎어서 자면 천장이 주저앉았다. 앉아서 재우면 벽이 견디질 못했다.
쌓고 무너지고또 쌓고 또 무너지고 ......할 짓이 아니었다.
드디어 소박맞았다. 친정으로 가라는 것이었다.
방귀쟁이 신부는 짐을 챙겼다. 내일이면 영 이별, 소박맞은 년 소리 듣게 된 게 분해서 견딜 수 없었다.
밤이 되자, 베개에다 이마를 댄 그런 엎드린 꼴로 울고 또 울었다. 얼마를 그렇게 울었는지 자정이 지나고 새벽이 가깝도록 홀짝거리다가, 그만 잠이 들락 말락 했다.
크게 한숨을 쉬는 데 웬걸 그 힘쓰는 겨를에 그만 또방귀! 참고 참은 끝이라 소리가 요란했다. 바람기운도 엄청났던 모양이다.
엎드린 꼴이었으니, 방귀 기운에 방의 벽과 마당의 담이 폭삭!
한데 며느리가 소박 댁을 면할 줄이야! 집안에 전하던 보물을 훔쳐 달아나던 도둑이 하필이면 무너진담벼락에 깔리게 될 줄을 누가 미리 알았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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