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가수 최희준(66)이 11월 한달간 10차례 소극장 콘서트를 갖는다. 그는 서울 정동극장에서 매주 금 토요일 밤 10시에 한차례씩 공연을 펼친다.
공연은 7년만이다. 95년1월 데뷔 35주년 공연을 펼친 뒤 15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노래’밖의 길을 걸었다. 그는 “정치는 냉정한 판단이 요구되는데 비해 예술은 감성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며 “국정에서 간과됐던 예술 분야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키는 기회도 됐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이 주말 밤 시간에 소극장에서 열린다는 점이 그에게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그는 “예전엔 주말 밤에 공연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며 “사람들의 생활 리듬이 그만큼 바뀌었다”고 말했다.
최희준은 60년 ‘우리 애인은 올드 미스’로 데뷔한 이래 ‘뉴 뮤직’바람을 선도한 가수. 당시 ‘뉴 뮤직’은 미국 재즈의 영향을 받은 스탠더드 팝과 댄스 음악 요소가 접목된 것으로 트로트가 주류였던 가요계에 뉴 트렌드를 보여줬다.
그는 이후 ‘진고개 신사’ ‘맨발의 청춘’ ‘빛과 그림자’ ‘하숙생’ ‘옛 이야기’ ‘팔도강산’ 등 잇따른 히트곡을 낳으며 70년대 중반까지 10여년간 전성기를 누렸다. 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탄탄한 발라드를 바탕으로 한 폭발적인 창법과 재즈의 스윙 리듬을 포괄하는 음악이 최희준 노래의 진수였다”고 평했다.
그는 “팬들은 당시 내가 부른 노래에 각각의 추억을 아로새겼을 것”이라며 “이번 무대는 그것을 다시 불러 일으키는 자리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상임감사인 그는 요즘 밴드 ‘사랑과 평화’와 연습하고 있다. 오랜 공백으로 인해 노래의 호흡이 어색한 대목도 있지만 연습을 하다보면 옛 히트곡의 새로운 맛을 발견한다고 말한다.
그는 “나의 새 음반은 상업적인 가치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앞으로 흥행과 상관없이 평생의 예술관이 담긴 음반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정경화 이은미 한영애 신효범 노사연 박상민 등 후배 가수들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3만,5만,7만원. 02-7511-500
허엽기자 he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