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단테의 신곡' 연출자 토마스 판두르 인터뷰

  • 입력 2002년 10월 30일 18시 01분


단테의 ‘신곡’ 연출자 토마스 판두르. /권주훈기자
단테의 ‘신곡’ 연출자 토마스 판두르. /권주훈기자
슬로베니아 출신으로 최근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는 연극 연출자인 토마스 판두르가 ‘단테의 신곡 3부작-지옥, 연옥과 천국’을 1∼7일 서울 무대에 올리기 위해 내한했다.

그는 중세의 작품인 ‘신곡’에 자신의 고향인 발칸반도 내전의 비극을 담아 독창적인 무대로 연출함으로써 유럽 연극계에서 화제를 모았다.

그가 30일 코리아나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14세기 이탈리아의 작품인 ‘신곡’을 재해석하는 데 발칸 내전의 경험은 어떤 역할을 했는가.

“발칸 지역에서의 개인적 경험이 이 작품에 반영됐다고 봐도 된다. 하지만 우리는 매일매일 일상에서 지옥과 연옥과 천국의 세 단계를 경험한다. ‘신곡’에는 내 마음의 전쟁, 각 나라의 전쟁이 모두 적용될 수 있고 한국의 긴장 상황도 적용해 볼 수 있는 ‘보편성’이 있다.”

-‘신곡’의 세 단계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지옥은 두려움, 연옥은 희망, 천국은 순수한 사랑을 상징한다. 꿈도 희망도 없는 지옥, 영혼이 정화되는 연옥을 거쳐 파라다이스인 천국에 이르게 된다. 이 작품은 하나의 극단적인 요소로부터 그 반대가 되는 것을 발견하는 구조로 돼 있다. 절망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증오에서 사랑을 발견하는 것이다.”

-‘신곡’은 유명한 고전이지만 너무 어렵다. 관객들이 어떻게 이해하기를 바라는가.

“‘신곡’은 유명하지만 실제로 그것을 읽은 사람은 별로 없다. 이 작품을 널리 알리는 가이드 역할을 하고 싶다. 이를 위해 ‘신곡’의 의미를 전할 수 있는 보편적 언어로 이미지와 상징을 많이 사용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극장에 들어선 순간부터 작품을 즐기면 된다. 각 개인마다 자신의 감정과 지식의 층위에 따라 다르게 느낄 것이다. 그러면 된다.”

‘지옥’편은 1∼3일 금요일 오후 8시, 토 오후 6시, 일 오후 3시, ‘연옥과 천국’편은 5∼7일 오후 7시반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2만∼5만원. 02-2005-0114/www.lgart.com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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