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화국 때 내각제를 잠시 채택한 시기 외에는 줄곧 대통령제를 고수해 온 우리 현대사에서 5년 단임의 현행 대통령 직선제가 정착되기까지 각종 시위와 데모, 부정선거 시비,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갑자기 숨지는 등 극적인 사건들이 잇따랐다. 이로써 우리에게는 대통령 선거 자체가 현대사를 읽을 수 있는 하나의 키워드가 되었다.
12월19일 제16대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역대 선거 제도의 변화와 선거를 통해 현대사를 훑어볼 수 있는 전시회가 마련됐다. 5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일보 광화문사옥 내 신문박물관에서 열리는 ‘신문으로 보는 대통령선거’는 각종 신문자료와 사진들을 중심으로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되돌아 본다.
3·15부정 선거로 취소된 제4대 대통령 선거까지 합하면 지금까지 우리가 치른 대통령선거는 모두 열 여섯차례. 전시장에는 각 선거 때마다 당선자의 득표율을 비롯해 선거와 관련한 각종 통계와 관련 기사들이 전시돼 있고 선거 전후 발생했던 각종 주요한 사건 사고들이 비디오 자료와 함께 공개됐다.
선거와 관련된 유물 40여점도 전시돼 눈길을 끈다. 2대와 3대 대통령 선거 때 교부한 안내장은 아예 이승만 후보에 기표가 된 투표용지가 배부되어 의도적인 기표를 유도했고 72년 8대 선거에 당선된 박정희 대통령은 취임 기념으로 비누를 일반시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또 1963년 10월9일자 동아일보를 보면 윤보선 후보가 안동유세에서 ‘박정희 후보가 이끄는 공화당이 공산당자금으로 조직됐다’는 발언을 해 정국을 색깔시비 논쟁으로 몰고가기도 했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이 역사학습용으로 보면 좋을 전시회. 전시관에서는 관람객들이 참여하는 대통령 선거 퀴즈와 모의투표 체험 행사도 마련한다. 02-2020-1830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