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시계]‘태그호이어’ 사장 “히딩크 시계 기억 나시죠”

  • 입력 2002년 11월 7일 17시 02분


‘태그호이어’의 최고경영자 장 크리스토퍼 바벵 사장./신석교기자
‘태그호이어’의 최고경영자 장 크리스토퍼 바벵 사장./신석교기자
최근 한국을 찾은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의 최고경영자 장 크리스토퍼 바벵 사장(43)은 살갗이 벗겨질 정도로 햇볕에 붉게 그을린 모습이었다. 그는 “방한 직전 여름볕이 한창인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루이뷔통컵 요트 대회를 참관했다”고 설명했다. 태그호이어는 올 10월 1일부터 내년 초까지 열리는 루이뷔통컵 요트대회의 일부 참가팀을 공식 후원하고 있다.

“태그호이어 제품 중에는 스포츠, 또는 스포츠 스타와 이미지가 직결되는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어느 스포츠나 태그호이어의 이미지를 대변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골프, 스포츠카, 요트, 스키처럼 정확성(precision)과 명성(prestige)을 중시하는 스포츠만을 선택합니다.”

태그호이어는 오래 전부터 국제자동차연맹(FIA)의 세계 챔피언십대회인 ‘포뮬러 1’의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내년 2월 스위스 생 모리츠에서 열리는 알파인 스키 세계챔피언십의 공식 후원사로도 선정됐다. 최근에는 타이거 우즈가 2003년 1월부터 태그호이어의 광고는 물론 제품 개발, 마케팅에까지 참여하기로 계약해 화제가 됐다. 타이거 우즈의 어머니의 나라인 태국은 태그호이어가 진출한 세계 100여국 가운데 매출 증가율 1위다.

한국은 태국에 이어 매출 증가율 2위를 기록했다. 태그호이어의 국내 수입사인 미림시계 측은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올 한해 동안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의 선전에는 ‘월드컵 특수’도 작용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골을 넣을 때마다 취하곤 했던 ‘어퍼컷’ 동작에서 고스란히 노출됐던 시계가 바로 99년부터 출시된 태그호이어 ‘링크’ 시리즈였기 때문. 이 시계는 커다란 흰색 다이얼판 위에 크로노그래프(스톱워치와 미세한 시간을 가리키는 기능이 있는 작은 계기판)가 있는 200만원대 모델이었다. 일거수 일투족이 뉴스거리였던 히딩크 감독의 시계가 언론과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문의가 잇따랐다.

142년의 전통을 가진 태그호이어는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전 세계 고급시계 부문 4위를 차지했다. 1980년 40위에서 일취월장한 셈. 하지만 남은 과제도 있다.

“142년의 긴 역사 동안 남성용 스포츠 시계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굳어졌습니다. 99년부터 여성만을 위한 모델 ‘알터 에고(alter ego)’를 출시하는 등 여성 감성에 맞는 제품 개발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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