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놀아주는 아빠´ 서진석씨 ´몸으로 놀기´ 프로그램 내놔

  • 입력 2002년 11월 12일 16시 04분


운전놀이 “왼쪽!” “오른쪽!” “아, 부딪친다.” 무동을 탄 아이가 눈을 감은 아빠를 ‘운전’하는 ‘운전놀이’. 아이의 지시에 따라 아빠가 로봇이 되어 방향을 바꾸며 걸어간다. 어른들처럼 운전해보고 싶은 욕망이 강한 아이들의 흥미를 북돋운다. 왼쪽과 오른쪽 개념을 익히는 동시에 순발력이 자란다./원대연기자
운전놀이 “왼쪽!” “오른쪽!” “아, 부딪친다.” 무동을 탄 아이가 눈을 감은 아빠를 ‘운전’하는 ‘운전놀이’. 아이의 지시에 따라 아빠가 로봇이 되어 방향을 바꾸며 걸어간다. 어른들처럼 운전해보고 싶은 욕망이 강한 아이들의 흥미를 북돋운다. 왼쪽과 오른쪽 개념을 익히는 동시에 순발력이 자란다./원대연기자
《본격적인 겨울 날씨로 접어들었다. 휴일, 아빠들은 아이와 함께 집안에 있는 경우가 늘어난다. 모처럼 아빠를 만난 아이들은 놀자며 떼를 쓰지만, 무엇으로 시간을 보내야 할지 막막하다. 이럴 때는 아이와 몸을 맞대면 어떨까.

서진석씨(37·SK텔레콤 직원)는 아들 윤호(6) 윤하군(3)과 잘 노는 것으로 유명하다. 얼마전 놀이 경험을 토대로 ‘얘들아, 아빠랑 놀자’(한울림)란 책을 냈을 정도. 그는 지난해 여성부가 주는 제1회 평등부부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집안에서 장난감이나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도 아빠가 몸 하나로 아이와 신나게 놀 수 있는 ‘몸으로 놀기 프로그램’을 최근 만들어 냈다.그는 “아빠들은 ‘쌀알이 10번 구르는 것보단 사과가 1번 구르는 게 낫다’는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며 “단 30분이라도 아이가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놀아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 후에도 아이가 계속 조를 땐? 서씨는 “아이에게 ‘아빠도 아빠의 생활과 감정이 있다’는 것을 이해시키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이승재기자 sjda@donga.com》

나무 오르기 / 밀기 씨름

나무 오르기

아빠가 나무가 된다. 아빠가 선 상태에서 두 손을 뒤로하여 깍지를 낀다. 아이들은 깍지 낀 손을 버팀목 삼아 용을 쓰며 어깨 위로 오른다. 등을 거의 오른 순간 아빠가 아이의 두 손을 잡아주면 아이는 무서워하면서도 즐겁게 일어선다. 천장에 닿을 듯한 높이까지 올라간다는 색다른 흥분도 준다.

밀기 씨름

아이들이 한편이 돼 아빠와 힘을 겨룬다. 거실 중앙에서 아빠는 뒷짐을 지고 앞으로 나아가려 하고 아이들은 온몸으로 아빠를 반대편으로 밀어내려 한다. 정해진 선까지 밀리면 지는 게임이다. ‘몇 대 몇’식 스코어 게임이기 때문에 경쟁심이 생겨 재미가 배가 된다. 아빠가 져주기만 할 경우 아이가 자기 중심적이 될 수 있으므로 세번에 한번꼴은 이기도록 한다.

배타기 / 새놀이

배 타기

아이들이 엎드린 아빠 등에 올라가는 말타기는 자주 한다. 거꾸로 아빠가 팔다리로 바닥을 짚고 버틴 채 얼굴과 배를 하늘로 향한 자세를 취하면 멋진 ‘뱃놀이’를 할 수 있다. 아이들이 아빠 배 위에 탄다. 말타기와 달리 아이들이 떨어지지 않으며, 아빠가 “거센 파도가 몰려온다”면서 손쉽게 아이들을 앞뒤 상하로 흔들며 놀 수 있다. 아이들을 한쪽 방향을 향해 앉힌 다음 낚시놀이를 할 수도 있다. 아이들은 아빠 배 위에서 안온함을 느낀다.

새 놀이

아이가 꿇어앉은 아빠의 무릎 위에 올라선다. 아빠는 아이의 무릎을 두 손으로 잡고 점차 일어선다. 이때 아이는 무릎을 편 채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균형을 잡는다. 아빠가 엉거주춤 일어선 상태가 되면 아이는 몸이 앞으로 30도가량 기운 상태에서 반듯하게 서게 된다. 이때 양팔을 벌려 하늘을 나는 새의 기분을 느끼게 한다. 아이가 처음에는 무서워한다. 그때 “아빠를 믿어”하고 말하며 신뢰감을 갖도록 한다.

터뜨리기 / 시계놀이

터뜨리기

아빠와 아이가 서로 껴안은 채 “터뜨리기!” 구호와 함께 서로 힘껏 끌어안는다. 가슴을 꼭 죄는 느낌 때문에 아이가 계속 하자고 조른다. 단순한 놀이임에도 스킨십만은 다른 어떤 놀이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사내아이의 경우 3, 4세가 되어 아빠에게 잘 안 안기려 할 때 아빠의 서운함과 갈증을 달래줄 수 있다.

시계놀이

아이가 겨드랑이를 딱 붙인 채 두 손을 깍지 끼고 힘을 준다. 아빠는 아이의 뒤에서 아이의 두 팔꿈치를 두 손으로 들어올린다. 그 상태에서 아이를 좌우로 흔든다. 아이는 “똑딱똑딱” 하고 시계 소리를 내면서 흥을 돋우게 되고 아이는 아빠가 좌우로 흔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즐겁지만, 자신이 시계추가 되었다는 상황 설정 때문에 더욱 재미있어 한다.

흥부 박 타기 / 매달려 강 건너기

흥부 박 타기

아빠가 앉아 다리를 약간 벌리고 그 사이로 아이의 발이 들어오게 한다. 그 상태에서 아이와 손을 마주 잡는다. 아빠가 누우면 아이는 아빠 쪽으로 몸이 쏠리고, 아빠가 몸을 일으켜 세우면 아이가 눕게 되면서 밀고 잡아당기는 놀이가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서로 “쓱싹쓱싹” 하면서 톱으로 박을 타는 소리를 낸다. 옛날 이야기를 연상시키는 놀이여서 색다른 흥미를 준다. 아빠를 혼자 힘으로 일으킬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긴다.

매달려 강 건너기

불어난 강을 아빠가 아이들을 데리고 건너는 놀이다. 아빠는 양손으로 허리춤을 잡는다. 아이들이 아빠의 한 팔에 한 명씩 매달린다. 그 상태로 거실 저편까지 아빠가 걸어간다. 도달하기 전에 떨어지면 강물에 빠진다는 생각에 아이들은 필사적으로 매달린다. 움직이는 아빠의 몸에 매달린다는 것은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거실이 강이라는 상황 설정이 아이들을 더욱 재미있게 한다. 아이들은 아빠 몸에서 떨어지면 아이답게 “나 강에 빠졌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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