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 팔달구 영통동 김기훈(4)은 올초부터 119 소방차만 가지고 논다. 다른 장난감도 많지만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책도 소방차가 나오는 것만 찾을 뿐 다른 책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아이들 선물하면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장난감. 그만큼 아이들에게 차고 넘치는 것이 장난감이다. 인지능력이나 신체 발달, 사회성 등 모든 부분이 놀이를 통해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장난감이 좋은 교구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작정 많이 사준다고 좋은 것은 아니며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는 장난감을 골라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김영훈 소아과장은 “부모의 욕심이나 무지로 인해 아이의 발달단계보다 앞선 장난감을 사 줄 경우 아이가 좌절할 가능성도 많다”고 경고한다. 또 간혹 자동차나 로봇, 인형 등 한 분야에 집착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는데 이 때는 가능하면 아이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좋다는 것. 이 단계는 보통 6개월에서 1년간 지속되는데 이 시기에 아이들은 성취감을 느끼며 집중력도 생긴다는 것이다. 김 과장의 도움말로 우리 아이에게 맞는 장난감을 알아본다.
▽0∼2개월〓색상의 구별이 불완전한 때. 그러므로 색의 대비와 형태가 확실한 흑백모빌이 눈의 초점을 맞추고 시각적인 능력을 발달시켜 주는 데 효과가 있다. 흑백모빌 중에서도 소리가 나는 것이 더 좋다. 뿐만 아니라 소리를 내는 장난감이나 색과 형태가 확실하고 만지면 부드러운 것이 이 시기에 맞는 장난감들이다.
▽3∼7개월〓고개를 가누고, 몸을 뒤집고, 서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해지는 시기. 두 손을 써서 사물을 잡을 수 있고 물건을 모두 입으로 가져가려 한다. 딸랑이, 오뚝이, 촉감이 부드러운 장난감, 봉제인형 등이 좋다. 이가 나려는 아이의 잇몸을 마사지해 주는 치아 발육기도 도움이 된다
▽8∼12개월〓대상 연속성 개념이 생긴다. 눈앞에서 사라진 물건이나 장난감을 찾으려고 여기저기 뒤지고 다니기도 한다. 감촉이 포근한 봉제인형으로 까꿍 놀이를 할 수 있다. 나팔 같은 장난감은 빨고 물어뜯기도 하지만 불면서 노는 것도 가능하다. 앉고 기는 것이 자유롭기 때문에 바퀴가 달린 미니카도 좋다.
▽13∼18개월〓걷는데 아주 열심이며 무엇이든지 움켜 쥐거나 비틀어보고, 질질 끌어보는 등 시험하려고 하는 때다. 두드리거나 망치로 치는 장난감, 도형 끼우기 장난감, 조작하면 갑작스러운 결과가 나타나는 놀람 장난감, 작동 장난감, 점토, 작은 공 등의 장난감으로 소근육을 발달시켜 준다.
▽19∼24개월〓모방놀이나 역할놀이가 시작된다. 인형이나 전화, 소꿉도구 등이 유용하다. 인지발달에 도움을 주는 음악 장난감이나 미술놀이 도구 등을 이때부터는 갖춰주는 것이 좋고 대소변 가리기를 시작하게 되면 장난감 변기도 유용한 놀이기구가 된다.
▽25∼36개월〓언어가 급격히 발달하고 주변환경과 사물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면서 그림책이 정서발달에 중요한 시기다. 게임판이나 도형 인식을 위한 조각판, 숫자개념이나 언어발달을 위한 그림카드 등도 필요하다.
▽37개월∼6세〓전화나 기차 트럭, 병원놀이세트 등 어른의 활동을 모방하는 장난감들이 다양하게 필요하다. 장난감 삽이나 망치 같은 연장종류도 좋다. 색종이나 그림물감 등 미술도구, 실로폰이나 심벌즈 등 음악도구, 커다란 천조각이나 가면, 날개 등 연극소품, 주사위나 시계같이 숫자와 관련된 장난감, 손수레나 세발자전거, 지붕이 있는 자기만의 공간 등으로 다양한 활동을 격려해 준다. 집중력과 성취감을 길러줄 수 있는 레고도 좋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