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가족]“싸게…알차게…” 백화점 문화센터 겨울강좌

  • 입력 2002년 11월 12일 16시 37분


현대백화점 문화센터(무역센터점)에 개설된 ‘김하진의 현대가정요리’ 강좌 /김진경기자
현대백화점 문화센터(무역센터점)에 개설된 ‘김하진의 현대가정요리’ 강좌 /김진경기자
백화점의 문화센터 강좌를 보면 주부와 직장인들의 관심거리와 기호를 읽을 수 있다. 당장 다음달부터 내년 2월까지 이어지는 전국 백화점 문화센터 겨울강좌에서도 ‘주 5일 근무제’와 ‘고품격 생활을 위한 맞춤정보’가 대세. ‘연말연시 가족모임을 위한 프로그램’과 ‘학생들을 위한 방학특강’은 계절적 요인이 반영된 인기강좌들. 특히 최근에는 할인점까지 문화센터를 개설해 강좌들이 더욱 풍성해진 느낌이다. 대부분 11월 한 달간 수강신청을 받지만 신세계와 홈플러스의 모집기간은 다음달 7일까지.

▽인기강좌의 변화〓주 5일 근무형 직장인을 위한 주말 강좌가 대폭 늘어났다. 테이블세팅이나 테이블매너 선물포장 파티댄스 등은 여유있는 생활을 위한 맞춤정보 프로그램들. 자녀의 결혼을 준비하는 ‘어머니 교실’이나 예비엄마를 위한 ‘태교 및 아기용품 만들기’ 프로그램 역시 맞춤정보에 속한다.

8일부터 수강생을 선착순 모집하고 있는 롯데백화점 문화센터(www.lotteshopping.com)는 ‘겨울 천문 우주과학캠프’ ‘어린이 예절캠프’(이상 전점) ‘어린이 요가교실’(영등포점) ‘폐품활용 종이접기’(청량리점) ‘과학특강’(일산점) ‘테디베어 크리스마스 장식 만들기’(안양점) ‘크리스마스와 새해 케이크만들기’(강남점) 등을 운영한다. ‘크리스마스 장식과 졸업 꽃다발’(부산본점) ‘유아 아나운서교실’(인천점)도 눈여겨볼 만한 맞춤정보 프로그램들.

1일 수강생 모집에 들어간 신세계백화점 문화센터(culture.shinsegae.com)는 요리 건강 영화 등 테마특강 외에 ‘권상범의 제과비법’ ‘이상정의 프랑스 요리’ ‘유희순의 전통공예’를 진행한다. 또 ‘국선도’‘어린이 EQ 공작미술’(이상 전점) ‘헤드&풋 마사지’(영등포점) ‘소자본 창업특강’(강남 미아점)도 운영한다. 특히 강남점에서 운영하는 ‘영노블리안 클래스’에서는 스포츠댄스와 파티매너를 가르쳐주고 ‘인도푸드, 인도영화로 본 인도문화’에서는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뜨고 있는 인도문화로 안내한다.

8일부터 신규회원을 모집하고 있는 현대백화점(culture.e-hyundai.com)은 클래식 팝 재즈 록 등 모든 장르의 음악을 배우는 ‘세계 음악의 이해’(압구정 본점), 소설가 이외수씨와 방송인 이상벽씨의 인생얘기를 들을 수 있는 ‘4인4색 남성특강’(신촌점), 시인 도종환씨와 신경림씨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목요문학 카페’(무역센터점)를 준비하고 있다. 미아점에서는 ‘그곳에 가면 옛집이 있다’의 저자 이형권씨의 진행으로 안동김씨 종갓집과 태백산을 둘러보는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무역점에서는 초등 3학년∼중고생을 대상으로 뉴질랜드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애경백화점 문화센터(www.aktown.co.kr/culture)는 ‘크리스마스 특강’ ‘어린이 방학특강’‘겨울철 임산부 강좌’를 마련했고 LG백화점 부천점(www.lgdepart.co.kr)은 공예 음악 노래 댄스 건강 취미 등의 강좌를 운영한다.

삼성플라자 분당점(031-779-3810)은 ‘멋과 향이 있는 다도이야기’ ‘나도 VJ, 디지털 영상앨범 만들기’ 강좌를 열고 뉴코아에서는 무료특강도 운영한다. 일산점(031-900-5700)의 ‘겨울철 피부손질 메이크업’과 과천점(02-509-5700)의 ‘우리가족 나무만들기’, 동수원점(031-231-6700)의 ‘조기유학과 홈스테이 설명회’가 그것이다.

갤러리아백화점 수원점(031-229-7477)은 ‘선물포장과 꽃장식’ ‘몬테소리 태아교육’등 20여개 신규강좌를 개설했고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042-480-5955)는 취미 댄스 교양 어학 방학특강 등 19개 분야 380여개 강좌를 운영할 예정이다.

▽할인점 가세〓다양한 상품을 값싸게 파는 ‘창고형 매장’ 개념으로 출발한 국내 할인점들도 백화점에 버금가는 시설을 갖추며 지역 문화교육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홈플러스(www.homeplus.co.kr)는 국내 할인점으로는 최초로 문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겨울방학 특강으로 ‘신문사 견학특강’ ‘취학대비 그림일기와 글쓰기’ ‘케이크 쿠키 만들기’ ‘어린이 도예가 찰흙놀이’ ‘어린이 스포츠댄스’를 운영한다. ‘다도교실’ ‘책읽는 가정가꾸기’ 등 특강과 ‘소방관 마술사 정영권의 신비한 매직쇼’도 마련했다.

▽주말시대〓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한 직장이 늘면서 주말강좌가 많아지고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강좌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주말강좌가 직장인을 위한 자기계발이나 취미 프로그램이라면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강좌는 부모와 아이들이 집안에서 여가를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직장인을 위해 토요일 아카펠라 강좌를 신설했고 일요일엔 ‘리츠칼튼의 베스트 중국요리’를 진행한다. 또 ‘온 가족을 위한 건강 마사지’와 ‘온가족 김밥만들기’도 운영한다. 홈플러스 영등포점은 30일 토요일 오후 3시반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멋진 도미노체험’을 진행한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서성숙 과장

▼문화센터 기획 10년 현대백화점 서성숙 과장▼

“같은 서울 강남이지만 압구정동과 삼성동은 엄연히 달라요. 압구정동이 우아한 삶을 위한 교양강좌가 강세인데 반해 삼성동은 무엇이라도 하나 익힐 수 있는 실용강좌가 인기지요.”

지난 10년간 문화센터 강좌의 기획을 도맡아온 현대백화점 문화사업부 서성숙 과장(44·사진)은 문화센터 인기강좌가 시대에 따라서도 달라지지만 지역에 따라서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압구정동과 삼성동의 인기강좌가 다른 것은 삼성동 회원들의 나이가 5년 정도 젊은 것도 한 요인이다.

문화센터가 처음 등장한 것이 1980년대 중반. 당시만 해도 그림이나 서예 등 정적인 강좌가 많았다. 공중파 외엔 명사들을 접할 기회가 적었던 탓에 명사들로부터 직접 강의를 들을 수 있는 백화점 문화센터의 이들 강좌는 단연 인기였다.

90년대 중후반 열병처럼 컴퓨터 강좌가 신설됐는데 이젠 한 강좌도 없다. 98년 외환위기 때는 ‘경매 공매를 통한 불황기 탈출법’ ‘불황을 극복하는 재테크’ 등의 강좌가 출현했다.

요리 건강 재테크 외국어는 실용적인 강좌로 꾸준히 인기를 끌었다. 오페라 감상, 동서양미술사, 앤티크 가구 등은 요즘 뜨고 있는 고품격 인기강좌들. 책상과 의자만 있으면 강의가 이뤄졌지만 이젠 홈시어터 등 첨단 기자재가 없으면 안 되는 강의도 여럿 있다.

수강생 중 70%가 한 번 이상 수강한 적이 있는 기존 회원들. 주 5일 근무제가 확산됨에 따라 엄마와 아이, 나아가 아빠까지 참여하는 강좌가 늘어날 전망.

서 과장은 “우리나라 최고 음악가들의 얘기를 듣는 ‘이야기 음악회’ 등 문화센터에서 계절별로 내놓는 특강들은 가격도 저렴하고 실속이 있다”고 권한다. 또 비정기적으로 여는 무료특강도 이용해 볼 만하다. 그는 마지막으로 “분위기에 휩쓸려 이 강좌 저 강좌 전전하는 것보다 한두 강좌를 꾸준히 들어야 배운 것이 자기 것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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