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의과학과 정광회(鄭光會·사진) 교수는 12일 “까치살모사의 뱀독에서 암 전이를 억제하는 단백질 ‘삭사틸린’을 처음으로 발견해 분리했으며, 동물 실험에서도 암 전이를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정 교수는 “이 물질은 특히 폐암 대장암 흑색종양의 전이를 강하게 억제했다”며 “독성시험 결과 인체에 해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 물질은 암세포가 성장하기 위해 새로 혈관을 만들거나 혈관 안쪽 세포에 달라붙는 것을 억제해 다른 곳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는다.
연구팀은 삭사틸린을 만드는 유전자를 효모의 DNA에 삽입해 이 물질을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정 교수는 “삭사틸린은 97년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발견해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엔도스타틴’이라는 암 전이 물질과 비교해 기능은 비슷하면서도 효과는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국내외 제약회사와 함께 이 물질의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며 이르면 4년 후에 신약으로 개발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 교수는 이 물질에 대해 미국 등 8개국에 특허를 신청했으며 관련 연구를 ‘암 연구’지 등 11개의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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