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즐기는 사람은 티 테이블웨어도 귀하고 소중하게 다룬다. 애피타이저, 메인, 디저트로 진행되는 정찬에 나름의 예절이 있듯이, 차를 마실 때는 티 테이블웨어를 완벽하게 갖추는 것도 에티켓이기 때문이다.
차를 담아 우려내는 티 포트는 은 제품이나 본차이나 제품이 주류를 이룬다. 차가 쉽게 식지 않도록 내부에서 열이 골고루 잘 퍼지는 둥근 모양이 권할 만하다. 뜨거운 물을 담는 주전자와 주전자가 식지 않도록 감싸는 천인 티 코지, 마른 찻잎을 담아두는 티 캐디, 티 포트에서 찻잔에 차를 따를 때 찻잎을 걸러주는 티 스트레이너, 간식을 덜어 먹는 접시 등이 필요하다. 흰색 테이블보와 차 우려내는 시간을 재는 데 쓰는 모래시계도 준비하면 좋다.
찻잔의 경우 일반적으로 홍차잔이 커피잔보다 잔 둘레가 조금 더 넓다.
‘티 타임’이 일상화된 영국에서는 차를 마시는 시간에 따라 아침식사 전 침대에서 마시는 ‘얼리 티’, 아침식사 때 마시는 ‘브렉퍼스트 티’, 오전 11시경의 ‘일레븐 티’, 점심식사 직후의 ‘미드데이 티’, 오후 4∼6시 사교를 위해 마시는 ‘애프터눈 티’ 등으로 나뉜다.
또 영국인들이 차에 곁들여 스콘과 머핀을 먹는 반면, 프랑스인들은 단맛의 케이크와 파이를 먹는다는 점에서 나라별로 차 문화가 다소 차이를 보인다.
유럽대륙에서는 독일의 마이센·로젠탈, 헝가리의 헤런드, 영국의 로얄 덜튼·웨지우드, 덴마크의 로얄 코펜하겐, 프랑스의 크리스토플 등이 고급 티 테이블웨어 브랜드로 명성을 떨친다.
미국에서는 백악관에 식기를 납품하는 레녹스, 일본에서는 노리다케 등이 명품으로 통한다. 또 에르메스와 스와로브스키처럼 유명 패션브랜드들도 테이블웨어까지 사업을 적극 확장하는 추세다.
이들 브랜드는 찻잔과 받침 1세트 10만∼20만원, 티 포트 20만∼60만원 등 고가이지만 외부 충격에 쉽게 깨지지 않는 견고함과 장인이 찻잔 하나하나 수공 작업한 섬세한 문양으로 차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부분 각 브랜드 고유의 디자인과 패턴의 일관성을 유지하지만 유행에 맞춰 시즌별로 새로운 컨셉트를 제시하기도 한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에르메스(프랑스)
패션브랜드 에르메스는 테이블웨어에서도 단연 화려함을 자랑한다. 각 제품에는 평균 12가지 이상의 색채가 사용된다. 강렬한 색상 대비와 자연을 모티브로 한 크고 화려한 프린트가 특징. 사진은 이국적 정취와 많은 식물들의 표본이 21가지의 풍부한 색감으로 표현된 에르메스의 ‘피타고르’ 컬렉션이다. 티 포트 57만1000원, 케이크 접시 47만1000원, 찻잔과 받침 1세트 18만2000원 등. 브라질 아마존의 푸른 숲과 새를 형상화한 투칸 컬렉션, 17세기 정원을 테마로 한 시에스타 컬렉션 등의 반응이 좋다.
![]() |
●로젠탈(독일)
로젠탈은 지난해부터 매년 테마를 정해 신상품을 내놓고 있다. 작고한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를 모티브로 한 ‘프린세스 블루/화이트’ 컬렉션을 지난해에 내놓은 데 이어 올해는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작품을 모티브로 한 ‘데이지’ 컬렉션(사진)을 선보이고 있다. 로젠탈의 설립자인 필립 로젠탈의 초상화를 그리기도 했던 앤디 워홀의 작품 중 ‘데이지’의 사진적 이미지를 실크스크린 프린트로 테이블웨어에 응용한 것. 티 포트 22만5000원, 카페오레잔 10만7000원, 설탕 용기 7만7000원, 크리머 8만8000원 등이다.
●로얄 코펜하겐(덴마크)
1775년부터 시작된 로얄 코펜하겐의 대표 컬렉션인 블루 플루티드는 고유의 코발트색상 테이블웨어로 유명하다. 200여명의 페인터들이 핸드 페인팅으로 제작한다. 힘차고 경쾌한 붓놀림과 다양한 명도 등이 도자기에 생동감을 준다. 블루 플루티드 티 포트는 28만1000원, 케이크 접시 11만5000원, 찻잔 5만3000원 등. 사진의 티 캐디는 17만7000원, 은으로 만든 티 스트레이너는 가격 미정이다. 한편 리젤룬드 컬렉션은 로얄 코펜하겐의 대표적인 모던 스타일로 푸른색과 베이지색이 은은하고 깔끔하게 배합돼 있다.
![]() |
●아스티에 드 빌라트(프랑스)
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테이블웨어는 순백색 컬러의 수제품으로 깨끗하고 은은한 매력을 풍기기 때문에 앤티크 가구와 특히 잘 어울린다. 화려한 컬러의 핸드 페인팅 기법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도자기 자체에 문양을 넣어 굽는 방식으로 제작한다. 국내 공급업체인 리차드홈은 현대백화점 목동점과 서울 광진구 군자동에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베르사유, 루이 16세 등의 컬렉션이 있다. 제품가격은 찻잔과 받침 1세트 14만4000원, 설탕 용기 20만원 등이다.
●스와로브스키(오스트리아)
크리스털 전문제작업체인 스와로브스키의 간식 접시. 올 가을 신제품 간식접시으로 절제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가로 28.9㎝, 세로 17㎝의 크리스털 접시로 차에 곁들여 먹는 스콘, 케이크, 과일 등을 담기에 좋다. 젓가락과 한 세트로 가격은 63만원. 젓가락 끝부분에도 크리스털이 장식돼 있어 고급스럽다. 젓가락은 젠(禪)의 유행에 힘입어 포크 대신 서구문화인 테이블웨어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았다. 젓가락 받침대는 2개의 사각형 모양의 크리스털이 서로 기대어 있는 모양으로 스와로브스키의 로고인 백조문양이 끝부분에 새겨져 있다.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