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일일이 손작업을 거쳐 직접 만든 원료로 그림을 그린다. 직접 만든 종이위에 아교를 발라 홍두깨로 두드려 건조시킨 뒤 이 종이에 채색, 콩즙을 바르고 그 위에 염색한 천을 밀가루로 만든 풀로 붙여 올린다. 콩을 여러 날 충분히 불려 콩속 기름성분이 물과 친숙해졌을 때 갈아서 체로 거른다. 여기에 안료를 섞은 콩즙을 화면에 바른 뒤 건조하면 물에 반응하지 않아 천연 방수제 역할을 한다.
대형 화면을 통해 구현해 낸 푸르고 붉고 노란 색채들은 이렇게 그녀만이 빚어내는 은근함과 깊이로 눈길을 끈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