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부터 서서히 늘기 시작한 승려 숫자는 현재 약 13만명에 달하고 신자수도 1억6000만명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찾아간 저장성(浙江省) 국청사(國淸寺)는 중국 불교가 기지개를 켜는 현장을 실감할 수 있는 곳. 상하이(上海)에서 차로 5시간만에 도착한 천태산(天台山) 입구에 자리한 이 절은 6세기 때 천태종을 창시한 중국 수나라 지자(智者·538∼597)가 22년간 주석했던 곳이다. 한국 천태종의 성지이기도 해서 매년 천태종 승려, 신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국청사는 지자대사가 열반한 이듬해 세워진 1400년이 넘는 중국 최대 고찰로 2만여평 부지 위에 60여동 건물이 들어 선 웅장한 가람이다. 율원은 없지만 선방과 강원을 모두 갖춰 중국내 4대 총림중 하나다. 현재 130여명 스님들이 상주하고 있고 100만명 신도가 드나들며 매달 한번씩 법회를 연다. 국내외 신자만 100만명이고 보름에 한번 열리는 대형 법회에는 1000여명의 신자들이 몰린다고 한다.
대웅보전 앞에는 대형 붉은 초를 향로에 꽂고 기도하려는 중 장년층 신자들이 끊임없이 몰려 들었다. 경내에서 만난 몽나(孟娜·45·주부)씨는 “최근 들어 불교 참선수행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며 “틈나면 절에 들러 어지러운 마음을 다스리면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절 커밍(可明·75·사진) 방장 스님은 중국 현대불교의 산 증인이다. 일흔을 훌쩍 넘긴 나이인데도 귀가 좀 어두운 것을 빼면 건강한 모습이었다. 큰 사찰의 최고 어른인데도 이웃집 할아버지같이 푸근하다. 14세에 출가해뒤 20세에 구족계(具足戒)를 받은 뒤 문화대혁명 기간에는 절 밖에서 노동을 하고 틈틈이 강원(講院)으로 들어와 참선 수행을 했다고 한다. 지난 7일 네 번째로 한국을 방문해 충남 논산 계룡산 천태종 금강대학 개교식에도 참석했던 스님은 “한국 불교는 생활 불교 면에서 중국을 앞서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님은 “중국도 산업화의 물결을 타고 물질문명에 지친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중국 옛말에 ‘작은 데 만족하면 즐거움을 누린다(得小爲樂 知足長樂)’는 말이 있다. 청빈하면서 어디 한 군데 치우치지 않는 평상심으로 살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원만해져 삶이 즐겁다”는 짧은 법문을 주었다. 국청사는 세계를 향한 중국의 개혁개방 분위기도 읽을 수 있는 곳. 특히 한중 불교 교류에 특히 노력하고 있다. 국청사 뒤편에 지자대사와 대각국사 의천, 상월원각 대사 조각상을 모신 중한천태조사기념당(1995년)이 자리잡고 있을 정도다.천태산(중국)〓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