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이순신' 춤으로 말하다

  • 입력 2002년 11월 15일 18시 22분


힘차고 선굵은 남성 춤의 매력을 맛볼 수 있는 국립무용단의 ‘마지막 바다’/사진제공 국립무용단
힘차고 선굵은 남성 춤의 매력을 맛볼 수 있는 국립무용단의 ‘마지막 바다’/사진제공 국립무용단
19일까지 국립극장에서 공연되는 국립무용단의 ‘마지막 바다’는 한국 무용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파격적이고 현대적인 춤과 연출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윤상진(안무)과 최성신(연출)등 두 명의 30대 남자가 손을 잡고 선보이는 남성춤은 힘차고 역동적인 몸짓으로 관객의 시선을 충분히 잡아끈다.

특히 20여명의 남성 무용수들이 만들어내는 군무(群舞)는 장쾌하고 선이 굵은 남성춤의 매력이 잘 살아나 있다.

80척의 배를 의인화한 무용수들의 춤이나 죽음을 상징하는 500여개의 칼이 모여 이룬 칼 숲 등으로 다양한 전쟁의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30명에 가까운 무용수들이 무릎까지 오는 배 모양의 신을 신고 춤을 추면서 표현해낸 해전(海戰)은 독특한 아이디어로 눈길을 모은다. 중간중간에 중국 소수민족대학 무용수 다섯 명이 펼치는 중국 소수민족춤이 어우러지면서 또 다른 볼거리로 무대를 수놓는다.

‘마지막 바다’는 이순신이 죽음을 맞이한 바다를 뜻한다.여기서는 이순신을 영웅화하기보다는 3일 낮과 밤을 죽음과 싸우는 외로운 한 인간 영혼의 보편적인 모습으로 그려냈다.

이순신역에는 동아무용콩쿠르 대상을 수상한 최진욱과 역시 동아무용콩쿠르 금상을 수상한 정윤이 더블 캐스팅됐다.

의인화돼 표현되는 ‘죽음’은 트리플 캐스팅. 국립무용단의 장현수, 김미애와 함께 객원 무용수로 이윤경이 참여해 각기 다른 세 가지 색깔의 죽음을 보여준다.

무용수들이 줄을 지어 춤을 추다가 한 줄씩 순식간에 쓰러지면서 전투와 죽음을 형상화한 장면은 이 공연의 하이라이트. 토,일 오후 4시. 월, 화 오후 7시. 1만∼5만원. 02-2274-3507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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