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수학 과목을 특별히 좋아하거나 아주 싫어한다. 그런데 주변의 아이들을 보면 수학을 다른 과목보다 좋아하는 아이보다 싫어하는 아이들이 많다.
아이가 수학에 흥미를 갖도록 하기 위해 교육전문가가 쓴 수학책들을 직접 사 보고 읽혀 보기도 하지만 그때뿐, 아이는 여전히 수학이란 과목을 머리 아픈 과목으로만 여긴다.
이 책은 생활하면서 쉽게 할 수 있는 놀이를 중심으로 수학의 기본 개념들을 익히고 수학 학습 능력을 기르게 할 수 있는 육아책이다. 육아책에 ‘수학’이란 말은 흔하지 않다. 따라서 부제로 붙여진 ‘…수학놀이’라는 말도 낯설게 여겨진다.
그러나 책을 보면 우리의 생활 대부분이 수학의 기초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아이가 걸음마를 하고, 말을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수학놀이가 가능함을 알려준다. 아이 손을 잡고 계단을 오르면서 ‘하나, 둘, 셋…’ 수를 세는 엄마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행위 역시 아이에게 수 개념을 익히게 하는 손쉬운 방법이다. 계단을 내려올 때는 ‘열, 아홉, 여덟…’로 거꾸로 수를 세면서 내려오면 자연스럽게 빼기의 기초를 익히는 셈이 된다.
성급한 마음에 어린아이들에게 어려운 수학용어를 알려주려 하는 것 보다 부모의 언어 습관을 되돌아보고 구체적이고 정확한 어휘를 쓰도록 한다면 어떤 놀이나 학습보다 효과적이라는 저자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집안일 하는 것을 참 좋아한다.
엄마를 도와 콩나물을 다듬거나, 빨래를 개는 따위의 일들을 하면서 자신도 소중한 가족의 일원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아무리 단순한 집안 일도 그 속에 수학의 기초가 숨어 있다는 저자의 발견(?)이 놀랍다. 빨래를 하면서도 아이와 함께라면 ‘짝찾기’부터 시작해서 ‘분류’와 ‘대칭’을 일러줄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수학의 기초를 수의 연산으로만 이해하고 있는 부모들은 기초를 확실하게 잡아준다는 명목으로 무조건 문제풀이를 많이 시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수를 중심으로 수학을 배운 아이들은 오히려 기초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아이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문제의 유형이 조금만 바뀌어도 풀지 못하게 된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수학놀이’를 따라하다 보면 수학의 기초개념부터 도형, 측정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놀이로 수학을 ‘체험’할 수 있을 것 같다. 수학의 원리를 어떻게 가르칠까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좋은 지침서이다. 단, 부모가 먼저 놀이를 즐겨야 한다.
오혜경 주부·서울 금천구 시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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