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심장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예전처럼 아내와 섹스를 즐기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심장병이 있는 남편과 부인 사이에 흔히 생기는 딜레마다.
전 세계의 전문의들이 최근 미국 뉴저지주의 프린스턴대에 모여 ‘섹스와 심장위험’이라는 학술대회를 열었다. 남성의 건강에 안전한 섹스에 대한 지침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섹스는 힘든 운동인가〓사람들은 섹스 그 자체보다는 섹스에 대해 생각하고 말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섹스할 때 남성의 심장박동은 분당 130회를 넘지 않으며 수축기 혈압도 거의 170㎜Hg 아래다. 일반적인 섹스는 가볍게 하는 운동과 비슷하다. 가만히 앉아있는 것보다는 3.5배의 산소를 필요로 하는데 이 양은 사교춤을 추거나 마당에서 낙엽을 쓸고 있을 때 필요한 양이다. 섹스를 하면 1분에 5㎈가 소비된다. 계단 2, 3층 정도를 무리 없이 올라갈 수 있는 남성이라면 섹스 하는 데 문제가 없다.
▽섹스와 심장병〓섹스 할 때의 흥분과 긴장감은 평소보다 자극을 전달하는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을 많이 나오게 한다. 이로 인해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근육이 죽는 심근경색 또는 심장의 수축과 이완의 리듬이 불규칙해지는 부정맥을 유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론적인 얘기며 실제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섹스 때문에 심근경색이 올 확률은 100명 중 1도 안 된다. 치명적인 부정맥의 가능성은 200분의 1 정도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건강한 50대 남자가 일정 기간 안에 심근경색을 일으킬 확률은 100만분의 1이며 섹스 때문에 그 가능성이 2배로 높아진다 해도 결국 50만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심장에 원래 문제가 있는 남성이 섹스를 할 때는 그 가능성이 10배나 더 높아진다. 그래봤자 100만분의 20, 즉 5만분의 1에 불과하다.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진은 2400명의 건강한 남성에게 그들의 성생활 빈도에 대해 물었다. 10년 동안 일주일에 3번 이상 오르가슴을 느낀 남성들은 그렇지 못한 남성에 비해 심근경색의 확률이 50% 이상 줄었다.
이 연구결과는 남성들을 기쁘게 하지만 섹스 그 자체가 심근경색의 위험을 줄이는 것은 아니다. 규칙적인 성생활은 배우자와 관계가 좋고 인생에 만족을 느끼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것이 남성의 건강에 도움을 주었다는 설명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부정기적인 성생활을 하는 남성은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흡연과 음주, 마약, 질병에 찌들어 있을 수 있다.
더구나 이런 결과는 아내와의 섹스에만 해당된다. 2001년 일본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혼외정사는 치명적인 뇌중풍(뇌졸중)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부적절한 관계’는 결코 안전하지 않다.
▽안전한 섹스를 위해〓정상적인 성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건강부터 챙겨야 한다. 금연하고 운동하며 고른 영양섭취로 심장병의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도 그런 방법 중 하나다.
심장병의 주요 위험인자들은 발기불능의 원인이기도 하다. 동맥경화는 심장뿐만 아니라 음경의 동맥도 막히게 하기 때문.
그러나 비아그라가 나온 이후 많은 변화가 생겼다. 발기부전 남성의 70%가 비아그라를 복용한 뒤 섹스가 가능해졌다. 심장병을 가진 남성에게도 비아그라가 해결책일까? 낮은 위험도나 중간의 위험도(▶표 참조)에 속한 남성은 비아그라를 먹어도 된다. 그러나 협심증약인 ‘나이트레이트’를 복용하는 사람은 절대로 비아그라를 먹어서는 안 된다.
또 몸이 불편하면 섹스를 자제하고 섹스 중 심장병 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중단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런 사항들을 지킨다면 섹스는 심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자료〓하버드 멘즈 헬스 워치, 제공〓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정리〓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섹스와 심장병의 위험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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