攫-움켜쥘 확 艇-거룻배 정 樗-가죽나무 저
인간에게는 놀고 싶어하는 마음과 ‘행여나…’ 하고 僥倖(요행)을 바라는 마음이 함께 있다. 또 過慾(과욕)까지 있어 항상 더 가지려고 노력하며 심하면 다툼으로 번지기도 한다.
‘一攫千金’(일확천금)이라는 말은 돈벼락을 맞듯 단숨에 엄청난 돈을 손에 쥐는 것을 뜻한다. 福券(복권)을 구입하는 것도 다 이같은 심리의 發露(발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놀고싶어 하는 마음과 僥倖을 바라는 마음을 한자로는 遊戱性(유희성)과 射倖性(사행성)이라고 한다. 바로 賭博을 만드는 인간의 본능적인 심리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遊戱, 運動(운동), 雜技(잡기) 등은 賭博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는 지금 성행하고 있는 競馬(경마)나 競輪(경륜), 競艇(경정) 등의 예에서 잘 드러나며 지난 여름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월드컵 축구대회 역시 도박사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도박판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賭博은 중국에서 전래된 運動이나 雜技, 遊戱 등에서 비롯된다. 중국의 기록을 보면 일찍이 고구려나 백제에서 圍棋(위기·바둑), 投壺(투호), 樗蒲(저포), 雙六(쌍륙), 弄珠(농주) 따위의 각종 遊戱가 성행했다고 하는데 그 중 가장 성행했던 것은 圍棋였다. 三國史記(삼국사기)에 의하면 고구려의 長壽王(장수왕)이 바둑의 고수였던 간첩승 道琳(도림)을 백제에 밀파하여 蓋鹵王(개로왕)과 바둑을 두게 함으로서 결국 백제를 대패시켰다는 기록이 보인다.
또 조선 生六臣(생육신)의 한 사람인 梅月堂(매월당) 金時習(김시습·1435∼1493)이 쓴 金鰲新話(금오신화)에 보이는 萬福寺樗蒲記(만복사저포기)는 전라도 남원골 노총각 梁生(양생)이 ‘무엄’하게도 부처님과 樗蒲라는 賭博을 한 판 붙어 이김으로써 선녀처럼 아리따운 아가씨를 얻어 百年佳約(백년가약)을 맺는다는 이야기다.
참고로 花鬪(화투)니 骨牌(골패), 麻雀(마작) 등은 후에 나온 賭博이라 할 수 있다.
賭博의 弊害(폐해)는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 심하면 일신의 靈魂(영혼)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 가정까지 파괴함으로서 그야말로 敗家亡身(패가망신)을 부른다. 그렇지 않아도 賭博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판에 일부 인기 연예인까지 해외에서 賭博을 했다 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다음은 인류 역사상 최대의 판돈을 건 賭博 ‘乾坤一擲’(건곤일척)에 대해 설명한다.
鄭 錫 元 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sw478@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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