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가족]지윤이네가 소개하는 ‘가족나들이의 기쁨’

  • 입력 2002년 12월 3일 15시 59분


둘째딸 지수를 업은 김재현 이사. 큰딸 지윤, 아내 조승미씨와 함께 주말 나들이에 나섰다.사진제공 트라이시클
둘째딸 지수를 업은 김재현 이사. 큰딸 지윤, 아내 조승미씨와 함께 주말 나들이에 나섰다.사진제공 트라이시클
《인터넷 패션몰 하프클럽닷컴(www.halfclub.com)을 운영하는 트라이시클의 김재현 이사(42)는 신문을 볼 때 유달리 꼼꼼하게 보는 면이 있다. 나들이 장소를 소개하는 레저면이다. 그는 “나들이 정보는 주로 신문이나 전단지를 통해 얻는다”고 말한다. 신문에서 추천된 장소를 평가하는 기준은 ‘아이들을 데리고 갈 만한 곳인가’라는 것. 가족이 함께 즐길 거리가 있는지, 두 딸 지윤이(14)와 지수(12)가 좋아할 만한 곳인지를 먼저 따진다는 얘기다.》

지난달 말에는 충남 아산시에 있는 테마 온천 스파비스에 다녀왔다. 수영복을 입고 딸들과 함께 물장난을 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불고기도 실컷 먹었다. 때마침 함박눈이 쏟아져 겨울 노천 온천욕의 묘미를 한껏 즐길 수 있었다.

김 이사는 한 달에 두 번은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을 다닌다. 둘째 지수가 걷기 시작할 무렵부터 해 온 일이다. 가깝게는 경기 일대에서 멀리는 강원도까지,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곳이 있으면 기꺼이 운전대를 잡는다.

그는 “아빠들이 다 이 정도는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누구나 하는 일인데 인터뷰 대상이 되느냐는 말이었다. 하지만 일주일 내내 회사일에 시달리다 모처럼 쉬는 휴일에 가족을 위해 먼 거리 운전을 마다하지 않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인가.

김 이사는 “어떤 때는 주중에 아이들과 식사도 한 번 같이 못하는 때가 있다”면서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에 조금은 의무감을 갖고 주말 여행 스케줄을 마련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가 다녀본 곳 중 가족과 함께 가기에 좋은 곳을 소개한다.

겨울철에 제격인 노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아산 스파비스. 동아일보 자료사진

▽겨울에는 온천이 제격〓김 이사 가족은 겨울에는 주로 온천을 찾는다. 백암 덕구 유성 수안보 아산 포천 등 이름이 알려진 온천은 빼놓지 않고 다녔다. 특히 집(경기 용인시)에서 가까운 이천시의 미란다호텔은 자주 찾는 곳이다.

시간이 여의치 않을 때는 맥스타운, 황실 등 경기 성남시 분당 인근의 찜질방으로 대신한다. 새로 문을 연 찜질방 광고를 보면 찾아가 보는 게 가족 전체의 ‘취미 생활’이 됐을 정도.

김 이사는 “함께 목욕을 하고 개운한 상태로 마주앉으면 아이들이 평소 하지 않던 얘기까지 속을 터놓고 말한다”고 밝혔다. 요즘엔 특히 사춘기인 지윤이의 이성 교제 문제에 대한 얘기가 자주 나오는 편.

먼 곳에 있는 온천을 갈 때는 오가는 길에 주변 명소를 한 두 군데 돌아본다. 아산 스파비스를 갔을 땐 집에 오는 길에 현충사를 들렀다.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먹는 재미. 김 이사는 “아산 스파비스에선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갈비탕을 꼭 먹어보라”고 조언했다.

아이들과 함께 도자기를 직접 구워볼 수 있는 이천 도자기마을.동아일보 자료사진

▽계절별 지역 축제는 빼놓지 않는다〓김 이사는 9월에는 메밀꽃 축제가 열린 강원 평창군 봉평을 다녀왔다. 메밀꽃밭과 근처에 있는 허브 농장에서 온 가족이 하루 종일 꽃향기를 맘껏 즐겼다. 허브 농장에선 꽃마다 붙어 있는 이름표를 보며 아이들과 꽃 이름 외우기를 해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

경기 파주시 장단 마을에서 열린 콩축제도 아이들에게 유익했던 행사였다. 휴전선에 가까운 곳이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통일 교육도 시킬 수 있었다. 김 이사는 “지역 축제는 아이들이 책에서 배운 것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현장학습의 기회”라고 말했다.

경기 이천시의 도자기 마을은 도자기 축제가 열리는 기간이 아니라도 가볼 만한 곳. 그는 “아이들과 함께 도자기를 직접 구워본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도자기를 굽고 나서 마을의 한 식당에서 먹은 만두피가 얇은 ‘누드 만둣국’은 아이들이 특히 좋아했던 메뉴.

다양한 생선 요리를 맛보고 놀이기구도 즐길 수 있는 임진강 폭포어장.동아일보 자료사진

▽구석구석 괜찮은 곳들〓파주시 파평면의 임진강 폭포어장은 송어 향어 등을 기르는 양식장에서 먹이를 던져 주는 재미가 있다. 바이킹 범퍼카 등 놀이 시설도 있어 아이들이 좋아한다. 또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이 밖에 자유로를 따라 통일전망대를 지나면 있는 온천 아쿠아랜드와 수제비 매운탕이 일품인 한탄강 주변의 장팔리 등을 김 이사는 추천했다.

김 이사는 “나들이를 하다 보면 아이들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라 부부 생활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면 아이들은 대개 자동차 뒷자리에서 잠이 든다. 이때가 아내와 쌓인 얘기를 나누기에 더없이 좋은 시간이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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