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화병에 심장 멈출수도…스트레스 돌연사 첫확인

  • 입력 2002년 12월 3일 18시 07분


평소 심장혈관에 이상이 없던 사람도 심한 스트레스로 ‘화병(火病)’이 생기면 심장이 멈춰 숨질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 처음으로 나왔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 권현철(權鉉哲) 교수팀은 스트레스 때문에 급성 심근경색증과 유사한 심장기능 저하, 가슴통증 등이 나타난 ‘스트레스성 심근증’ 환자 20명의 사례를 최근 열린 대한순환기학회에서 발표했다.

권 교수는 “이들 환자의 심장을 촬영한 결과 심장동맥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좌심실의 수축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모두 증세가 나타나기 전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학계에서 스트레스가 장기적으로 심장병을 일으키는 요인으로는 인정하고 있었지만 스트레스가 돌연사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권 교수는 “지금까지 많은 의사들은 환자가 심한 스트레스로 가슴이 답답하고 아픈 것을 호소해도 신경성이라고 치부했다”며 “이번 연구가 유사한 증세의 환자들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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