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적이고 차가운 느낌의 선(禪·젠) 스타일 유행은 2년 전부터 서서히 퇴조했다.
앤티크는 본래 100년 이상된 골동품을 가리키는 말. 그러나 클래식 인테리어가 주류를 이루는 요즘에는 지나치게 고가인 앤티크 대신 앤티크를 모방해 만든 이른바 ‘리프로덕션’의 인기가 특히 높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청담동 일대에 속속 생겨나는 앤티크 전문점에서 판매되는 가구와 소품 중에는 진품 앤티크의 5분의 1정도 가격인 리프로덕션 제품이 상당수이다. 인테리어업체 라움의 박지원 과장은 “요즘은 18세기 조지아 시대, 19세기 후반 빅토리아 시대의 기품있고 화려한 유럽풍 클래식 스타일의 인기가 좋다”고 설명했다.
영화 ‘순수의 시대’나 ‘포제션’에서 볼 수 있는 뚜껑 달린 마호가니색 나무 책상과 화장대, 금박 장식된 거울, 천장에 주렁주렁 매달린 샹들리에 등 신(新)로코코 양식의 인테리어 스타일을 떠올리면 된다.
그러나 기존의 가구를 품목당 수백만∼수천만원대의 앤티크 가구로 교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 의자, 사이드 테이블, 시계, 촛대, 조명, 커튼, 쿠션, 북엔드, 보석함 등 클래식한 디자인의 소품으로도 충분히 분위기를 변화시킬 수 있다.
특히 조명은 실내 분위기를 결정짓는 중요한 소품으로 거실 벽면에 크리스털 장식이 달린 벽등을 달면 한층 로맨틱해진다. 또 형광등보다 따뜻한 느낌을 주는 백열등과 레이스 장식이 달린 갓이 있는 높다란 플로어 스탠드를 설치하면 아늑한 느낌을 준다.
커튼과 쿠션도 집안에서 시각적으로 차지하는 면적이 크기 때문에 중요하다. 겨울철 화려하고 따뜻한 느낌을 위해서는 빨간색 금색 보라색의 실크 소재 커튼, 퍼(fur·모피털)나 벨벳 소재의 쿠션을 권한다.
거실이나 침실 한 쪽에 우아한 곡선이 살아 있는 1인용 나무 의자를 놓고 그 위에 벨벳 소재의 러너(의자 위에 두는 천)를 깐 뒤, 조화 화분이나 나무 보석함을 올려놓아도 고풍스럽다.
나무로 만든 탁상 문구용품과 가죽 앨범, 낡은 하드 커버의 책, 소뿔 프레임 액자, 은 또는 동 소재의 촛대, 돋보기 등도 클래식한 분위기를 내는 훌륭한 소품이다. 가격은 앤티크 거울 400만원, 샹들리에 250만원, 실크 커튼 200만원, 꽃병 70만원, 동촛대 50만원, 스탠드 37만원, 퍼 쿠션 17만원 선이다.
프랑스 클래식 가구를 수입해 판매하는 인테리어업체 리차드홈의 지제호 실장은 “앤티크 전문점에서 판매되는 앤티크 중 상당수에 보증서가 없고, 유럽의 벼룩시장에서 팔리는 물건이 국내에 들어와 버젓이 앤티크로 판매되기도 한다”며 “소비자들이 앤티크 강좌 등을 통해 제품 보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촬영 협찬:라움, 로빈힐)
글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사진 신석교기자 tjr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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