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심은 나무에 어느 날 아침 새 떼가 날아들었다 검은 눈의 새들 조용히 앉아 같은 방향으로 같은 바람을 맞으며 밤에는 똑같은 별을 바라보았다
비가 오면, 다 젖어 흐드러지게 핀 목련처럼 흘러내렸고, 햇살이 쏟아지면, 벚꽃처럼 소리내 즐거워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면, 수십 마리의 새 떼, 함께 고개를 끄덕였고 내가 커튼을 내리면, 까만 눈의 새들 모두 눈을 감았다
바람이 천천히 지나가던 어느 오후, 잠갔던 문 열고 맨발로 나무 아래 섰다 푸드득-
햇살 속으로 새 떼 다 날아가 버렸다 햇살이었는지 꽃이었는지 그 해 여름이 지나가고, 깊은 밤 폭풍처럼 자두가 열렸다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