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10곡의 수록곡중에서 팬클럽 연합회 ‘유리마을’ 회원 6명의 의견을 들어 ‘좋은 날’ ‘산골 소년의 사랑 이야기’ ‘내 사람’ 등 3곡을 골랐다. 이어 이 노래를 서울 대학로에서 300명에게 들려주고 의견을 물어 한 곡을 선정했다.
타이틀곡 ‘좋은 날’(양정승 작사 작곡)은 이렇게 해서 꼽힌 노래다. ‘유리 상자’는 “우리 그룹의 이미지가 잘 담긴 노래라고 생각했는데 팬들도 마찬가지”이라고 말했다.
이 노래는 5일 밤 충주KBS 개국 18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처음 불렀는데 팬들의 반응이 곧장 왔다. 특히 가사중 ‘좋은 날/좋은 날’은 히트 가요에 빠지지 않는 ‘후크’(hook·낚시바늘이란 뜻으로 듣자 마자 각인되는 노래의 일부분) 대목. 이 노래는 크리스마스 캐럴같은 분위기도 지니고 있다.
단일화 후보곡이었던 ‘내 사람’은 이부자리에서 아침 햇살을 받으며 기지개하는 것처럼 포근한 노래다. ‘좋은 날’에 비해 느린 리듬이 차별화 요소였는데 이것이 오히려 ‘감표’ 요인이 된 것 같다고 ‘유리상자’는 설명한다.
‘산골 소년의 이야기’는 가수 예민의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것으로 영롱한 멜로디와 순수한 노랫말을 기억하는 옛 팬들의 성원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승화 이세준으로 구성된 ‘유리상자’는 97년 데뷔 이래 라이브 무대를 통해 전국 곳곳을 저인망식으로 훑어가며 고정팬을 확보한 그룹. 웬만한 지방 도시는 여러 차례 다녀왔고 음반 발표와 동시에 전국 순회 공연을 다녔다.
그 결과 이제는 고정팬이 30만에 이른다.
요즘 ‘TV 가요’의 무용론과 더불어 라이브 공연이 새로운 흥행 잣대가 된 점을 감안하면 ‘유리상자’는 앞서 갔던 셈. 이들은 “데뷔했을 때는 TV 댄스 음악이 기승을 부려 설 자리가 없었다”며 “라이브 공연은 독특한 생존 방식이었다”고 말한다.
이들 노래의 매력은 해맑은 화음과 유려한 멜로디, 음악적 완성도다. 이들은 “무엇보다 우리 노래는 시장의 흐름이나 팬들의 변덕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20∼31일 서울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공연을 벌인다. 내년 3월까지 지방 순회 공연도 펼칠 예정. 4만원. 서울 공연 문의는 02-3141-1720.
허엽기자 he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