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아무도 없어 더욱 고귀한 ‘순수의 땅’

  • 입력 2002년 12월 9일 14시 56분


해발 5000m 에 위치한 나무초 호수로 가는 길
해발 5000m 에 위치한 나무초 호수로 가는 길

오지 중에 오지 티베트 무인구(無人區)

티베트 고산지대 일대의 지도를 들여다보면 아무것도 표시되어 있지 않은 채 백색으로 남아 있는 20만㎢의 광대한 땅을 발견할 수 있다. 접근조차 만만치 않은 한반도 넓이의 땅. 이름하여 ‘무인구(無人區)’다. 길목인 창탕고원에서 만났던 유목민들도 무인구에 들어서면 찾을 길이 없다. ‘현세는 물론 내세에도 사람의 흔적을 찾기 힘들다’는 이 오지 중에 오지는 역사도 문화도 없는 공허한 ‘무존재’의 공간. 인간의 손길이 닿은 적 없는 만년설산이 주는 먹먹한 감동과 고산지대에서만 사는 동식물만이 탐험가를 반긴다.

룽마지역 자린산에서 발견된 선사시대 암각화 말커차이카아 호수 전경

티베트 자치구 지도. 붉은선은 탐사코스를 나타낸다.

옛날 창탕고원 유목민이 살던 움막집 ‘위자’ ‘히말라야 꽃의 여왕’이라는 명성을 자랑하는 메코노프시스 호리둘라

해발 4800m 지점인 룽마지역 온천에서 뜨거운 물이 분출하고 있다. 고산식물 가운데 가장 키가 큰 레음노빌레. 티베트 유목민들이 목마를 때 뜯어먹기도 한다.

창탕고원 소녀들이 얼굴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있다. 티베트의 자외선은 다른 지역에 비해 15% 정도 강하다. 네팔 정부가 보호종으로 지정한 양귀비과의 고산식물 황색 메코노프시스 해발 4800~6000m 고지에서 피는 꽃 설연화(雪蓮花)

무인구에서 만난 야생 야크. 생김새는 가축 야크와 같지만 체구가 크고 더 사납다. 멸종 위기인 까닭에 보호종으로 지정돼 있는 티베트의 야생당나귀

■글/사진: 박철암 (탐험가·경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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