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할아버지 선물 꼭 주세요˝

  • 입력 2002년 12월 10일 16시 19분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고르고 있는 엄마와 어린이들. /박영대기자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고르고 있는 엄마와 어린이들. /박영대기자
산타클로스는 진짜 있을까? 크리스마스 이브를 앞두고 의심과 기대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동심들.

부모도 고민하기는 마찬가지다. 산타가 부모라는 사실을 알고 혹 상처받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이런 고민은 일찌감치 털어 버리는 게 좋을 듯. 크리스마스 선물을 대놓고 요구할 만큼 커 버렸음에 서운해할 날도 멀지 않았다.

# 산타클로스는 진짜 있을까?

텔레비전의 크리스마스 단골메뉴 중 하나인 미국영화 ‘34번가의 기적’은 산타클로스를 믿지 않던 꼬마가 백화점에 고용된 ‘진짜’ 산타클로스를 통해 동심을 되찾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미국 뉴욕시 체신국에는 크리스마스 즈음이면 벌써 70여년째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앞’으로 매년 20만통 이상의 편지가 세계 각지로부터 배달되고 있다. 엄마 아빠의 건강을 걱정하는 어린이, 올해에는 중고 장난감이라도 선물받고 싶다는 어린이….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아현유치원과 강남구 신사동 창의성교육센터 ‘메사 스콜리아’가 각각 7세 10명과 4∼9세 17명을 대상으로 ‘산타에게 받고 싶은 선물’을 조사한 결과 전원이 선물이름을 말했다. 또 대부분이 산타할버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노승아양(7)은 “산타할아버지는 하늘나라에 있지만 우리를 보고 있다”고 말했고 윤은지양(4)은 “평소 하얀 눈 속에서 사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수염이 길고 항상 웃는 얼굴이며, 착한 사람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썰매를 타고 온다”고 대답했다.

서울 압구정초교 2년 이유건군(9)은 “핀란드의 산타마을에 사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70∼80세이고, 많은 선물을 마법으로 만들어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학부모 이선희씨(36)는 “첫째(초교 4년)가 4년 전 크리스마스를 즈음해 ‘유치원에서 산타할아버지에게 받고 싶은 선물로 장난감 총을 써냈으니 크리스마스 선물로 장난감 총을 사 달라’고 요구했다”며 “산타에게 받고 싶은 선물에 답했다고 해서 그 존재를 믿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 산타 할아버지 선물 주세요

요즘 어린이들은 어떤 종류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고 싶어할까? 아현유치원 어린이들이 산타에게 보내는 그림편지들이 힌트가 될 만하다.

“산타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저 정현이에요. 산타할아버지, 저한테 토끼 인형 주세요.”

“어린이 화장품을 주세요. 승아.”

“산타할아버지랑 똑같은 옷이랑 사탕이 들어있는 큰 가방, 장난감 피아노를 주세요. 장주인.”

“산타할아버지, 기차 장난감 주세요. 박지현.”

“탑블레이드, 스타크래프트 CD 2탄. 한준규.”

또 ‘메사 스콜리아’의 어린이들이 답한 연령별 선물 목록은 다음과 같다. △4세 남자〓스케이트, 자동차 장난감, 로봇, 블록 △4세 여자〓피터팬 인형, 사진기, 바비 인형 △5세 남자〓그랜저 팽이, 배트맨 칼 △5세 여자〓탑블레이드, 사슴 인형 △9세 남자〓홀맨 인형, 게임CD, 휴대전화

# 어떤 게 좋을까

아무래도 선물을 많이 취급하는 백화점 관계자들의 조언도 참고할 만하다.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아동스포츠팀 장일성 차장은 연령별로 선물을 달리할 것을 권한다. 우선 3∼5세 어린이에게는 혼자 움직이고 노래하는 인공지능 완구가 교육효과가 높다. 조작이 지나치게 어렵거나 복잡한 완구는 아이들이 금방 싫증을 낸다. ‘소리나는 동물기차’(3만1500원)는 여러 가지 캐릭터를 누르면 기관차, 동물차, 화물차 등 다섯 가지 열차와 각각의 동물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장 차장은 6∼7세 취학 직전 어린이에게는 지능을 높이고 다양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선물을 추천했다. ‘트레이스 앤 드로우’(3만9000원)는 수십가지 모양의 무늬판에 빛을 비추어 그림판에 모양을 투영하는 프로젝터로 다양한 모양이 비춰질 때마다 어린이들이 흥미롭게 모양을 따라 그릴 수 있다. 외모에 신경쓰는 초등생에게는 패션소품이나 의류처럼 개성이나 취미를 살릴 수 있는 선물이 좋다.

또 신세계백화점 아동팀 오종규 과장은 “올 겨울 영화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개봉과 맞물려 어린이 크리스마스 선물도 해리포터 관련 상품이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고-해리포터 비밀의 방’(12만4900원)은 591개의 블록으로 구성돼 거대한 바실리스크가 있는 비밀의 방과 호그와트성을 어린이들이 직접 만들어 볼 수 있게 돼 있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산타선물’ 어떤 것이 좋을까▼

●연주하는 산타인형

소리나 빛을 감지하는 센서가 있어 흥겨운 캐럴을 연주하며 춤추고 인사한다. 어린이를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은 물론 크리스마스 장식 용품으로도 좋다. 6만2000원. 두산 오토(www.otto.co.kr)

●크리스마스 뮤직박스

알록달록한 지붕이 동화 속 집을 떠올리게 한다. 태엽을 감으면 지붕이 열리면서 산타클로스와 인형들이 캐럴에 맞춰 춤을 춘다. 박스 하단에 서랍이 달려있어 간단한 소품을 수납할 수 있다. 5만2000원. 두산 오토

●달마시안 침낭세트

달마시안 강아지 디자인의 침낭세트. 강아지 모양의 베개를 안고 잠들 수 있다. 이불은 옆에 지퍼가 있어 간편하다. 6만9000원. 두산 오토

●패션 쿠션

엄마 피부처럼 부드러운 감촉의 아동용 패션 쿠션. 하트, 사람 등 다양한 모양이 판매된다. 2만9000원. 롯데백화점

●어린이 식기세트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생활용품을 크리스마스 때 선물하면 좋다. 대접, 저금통, 접시, 시리얼볼 등 어린이용 도자기 식기세트는 어린이 기억 속에 오래 남는다. 한 세트에 6만6300원. 롯데백화점

●인라인 스케이트

크기 조절 기능이 있어 오래 쓸 수 있다. 하드 부츠로 발목이 편하고 안정성이 좋다. 내피만 분리해 세탁할 수 있어 활동적인 아이들에게 최고의 선물. 12만원. 롯데백화점

●완구

크리스마스 선물로 제격이다. ‘레고-해리포터 비밀의 방’(12만4900원)은 남자 아이들에게, ‘바비와 꿈나라 침대’(6만원)는 여자 아이들에게 인기. ‘키우는 내 친구 홀맨’(5만5000원)은 인공지능 로봇으로 말도 하고 노래도 한다. 센서가 작동해 홀맨끼리의 대화도 가능하다. 롯데백화점

●소리나는 동물기차

캐릭터를 누르면 다섯 가지의 열차와 동물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각각의 캐릭터가 개별적으로 움직인다. 3만1500원. 현대백화점

●88건반 디지털 피아노

작곡과 편곡이 가능한 미디 입력 출력, 녹음과 재생, 70음색 60리듬, 자동연주 등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초등학생들의 음악적 재능이나 감성을 키우는 데 유용하다. 본체, 의자, 헤드폰, 어댑터, 사용설명서로 구성돼 있다. 39만8000원. 현대백화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