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동아신춘문예 1만여편 응모…산처럼 쌓인 ‘작가의 꿈’

  • 입력 2002년 12월 10일 17시 44분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8층 회의실에서  ‘2003 동아신춘문예‘ 예심이 열렸다./강병기기자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8층 회의실에서 ‘2003 동아신춘문예‘ 예심이 열렸다./강병기기자
5일 마감된 ‘2003 동아신춘문예’에 응모한 작가 지망생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중편소설 단편소설 시 시조 희곡 아동문학(동시·동화) 시나리오 문학평론 영화평론 등 9개 분야의 총 응모자는 2800여명에 이르렀다. 시 시조 동시 분야의 경우 한사람당 5편 이상씩 응모하기 때문에 접수된 작품의 수는 1만편이 넘는다.

응모자들은 또박또박 눌러 쓴 ‘자기소개서’와 함께 판타지소설을 보낸 초등학생부터 정성스럽게 그린 그림을 곁들인 시를 제출한 중년 남성, 한문소설을 응모한 88세의 노인까지 다양했다.

우편과 동아닷컴을 통한 온라인 접수를 받은 결과, 온라인 접수분이 전체의 60% 정도를 차지했고 지난해보다 전체 응모자 수는 100여명 줄었다.

10일 예심을 시작한 ‘2003 동아신춘문예’는 17∼19일 본심을 거쳐, 24∼26일경 분야별 당선자에게 개별적으로 통보할 예정. 2003년 1월 1일자 동아일보 지면과 인터넷 동아닷컴을 통해 당선자가 발표되며 이날 당선작과 소감, 심사평이 게재된다.

예심 심사위원은 △중편소설 이승우 신경숙(소설가) 황종연(문학평론가) △단편소설 김영하 함정임(소설가) 박혜경(문학평론가) △시 안도현(시인) 이광호(문학평론가) △시나리오 김홍준(영화감독)씨.

10일 한자리에 모인 예심위원들은 보석 같은 작품을 ‘발굴’하기 위해 온 신경을 집중해 심사를 해나갔다. 소설가 김영하씨는 “원고를 쓴 뒤 곱게 정리해 봉투에 넣어 보내는 순간까지가 문학의 절반”이라고 말하자 다른 심사위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신춘문예 응모작을 검토한 예심위원들이 시 소설 부문의 응모작들의 특징을 평했다.

#시

-전통적으로 가장 주요한 테마인 자연 연애 가족에 대한 시는 줄고, 도시적 이미지와 삶을 다룬 시가 많아졌다.

-발랄하고 실험적이며 산문적인 화법을 구사한 시가 늘어났다.

-‘붉은 악마’ ‘반미(反美)’ ‘월드컵’ ‘대선’ 등 올해 이슈로 떠올랐던 특이한 소재를 다룬 시들이 간혹 있으나 설익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말과 감정이 지나치게 넘친다. ‘말의 경제’란 측면에서 아쉽기도 하다.

#단편과 중편소설

-한동안 유행과도 같았던 과감한 성(性) 묘사가 확실히 줄었고, 가난 실업자 분단 이산가족을 다룬 작품들이 많아졌다.

-일정한 수준에 오른 작품이 늘고 차분해진 느낌이다.

-사람들 사이에서 사소한 일상적인 관계, 즉 ‘일상적 디테일’이 강해졌다.

-실험적인 경향과 기법이 크게 퇴조했다. 포착된 대상들이 사소하다. -여러 문명기기들을 작품에 쉽게 옮겨와 쓰지만 독특하게 사유하거나 적절하게 코드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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