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심장기능저하증(심부전증) 환자들에게 뜨거운 목욕이나 사우나는 금기시돼 왔다. 몸을 뜨겁게 하는 것이 심장에 무리를 준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상식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너무 뜨겁지 않은 사우나는 오히려 심장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사우나를 즐기려는 심장 환자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국내의 사우나에는 대부분 심장병 환자들의 입장을 금지하는 문구가 붙어 있는데,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같은 문구들을 이제는 없애야 할 것 같다.
국제 심장학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학술지 ‘서큘레이션’에 최근 심부전 증상이 있는 남녀 30명을 대상으로 사우나와 심장의 관련성을 조사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20명의 심부전증 환자는 하루에 15분간 사우나를 한 다음 큰 타월로 온몸을 감싸 온기를 유지한 상태에서 30분간 휴식을 취했다. 나머지 10명은 사우나를 하지 않고 45분간 쉬었다.
2주가 지난 뒤 사우나를 한 20명 가운데 17명이 심부전 증상이 줄었고 혈압도 낮아졌으며 혈관의 활동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들의 심장 박동 상태가 좋아졌다는 의미다. 심장 박동 상태가 좋아진 정도는 운동을 한 뒤에 얻을 수 있는 효과와 비슷했다.
사우나를 하지 않은 10명은 심장이나 혈관 기능이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해 미국심장학회지에 발표된 비슷한 연구 결과도 사우나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거나 고혈압 환자, 당뇨 환자 등에게 유익하다는 것이다.
사우나를 통해 건강이 좋아지려면 적절한 온도와 시간, 충분한 수분 섭취가 있어야 한다. 사우나 내부의 평균 온도는 반드시 섭씨 60도 이하를 유지해야 한다. 80도 이상이면 약해진 심장에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사우나 시간도 15분 이내로 해야 한다. 사우나 후에는 체온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도록 수건 같은 것으로 보온해야 한다.
사우나 하는 동안 땀으로 빼앗겼던 수분 보충을 위해 물도 충분히 마셔야 한다.
사우나를 좋아하지만 심장이 약한 경우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 사우나를 해야 한다. 가벼운 운동이 심장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처럼 적당한 사우나가 운동에 못지 않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운동과 사우나를 적절히 병행하면 2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자료 제공〓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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