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패션소품]브로치, 평생 잊지못할 순간의 반짝임

  • 입력 2002년 12월 19일 16시 37분


부쉐론
진정한 멋쟁이는 작은 크기의 브로치가 만드는 거대한 힘을 간파하는 사람이다.

‘브로치 외교’로 유명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은 왼쪽 가슴에 단 브로치를 통해 정치적 메시지와 강렬한 카리스마를 전한 것으로 유명하다. 협상이 평화적으로 진행될 때는 하트 모양의 브로치, 강경한 메시지를 전할 때는 벌이나 독수리 모양의 브로치를 착용하는 식이었다.

최근 패션계에서 장식을 최소화한 미니멀리즘이 퇴조하고 대신 화려한 로맨티시즘이 유행함에 따라 의상에 악센트를 주는 브로치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주얼버튼, 주얼버튼,율려,율려(왼쪽부터)

반 클리프 앤드 아펠, 투스 아모르, 율려,주얼버튼(왼쪽부터)

반 클리프 앤드 아펠, 다사끼 지니아, 율려,주얼버튼, 주얼버튼(왼쪽부터)

브로치를 제작하는 고급 보석 브랜드들은 백금이나 은 등 수년간 인기를 끌었던 화이트 금속 이외에 옐로 골드를 사용해 화려하고 여유있는 느낌을 한층 강조하는 추세. 핑크와 옐로 사파이어, 루비, 가닛, 시트린, 자수정, 산호, 오닉스, 투어멀린, 쿤자이트 등 유색 보석이 다채롭게 사용된다.

‘부쉐론’, ‘반 클리프 앤드 아펠’ 등 프랑스 보석 브랜드들은 꽃, 잠자리, 나비, 나뭇잎, 거북 등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아르누보 스타일로 여성스럽고 고전적인 이미지를 추구한다. 30대 이상 여성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주얼버튼’, ‘율려’ 등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동서양의 조화를 상징하는 문양을 사용해 절제된 우아함을 강조한다.

진주를 메인 보석으로 삼는 일본 브랜드 ‘다사끼 지니아’와 ‘투스 아모르’ 등 상당수 브랜드들은 올해 앤티크 패션의 유행에 맞춰 원석 형태를 그대로 살린 바로크 진주(일명 못난이 진주)를 브로치 장식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브로치는 여성 전유의 액세서리가 아니다.

‘다사끼 지니아’가 지난해 선보인 남성용 패션주얼리 브랜드 ‘바스타타’는 진주와 금으로 장식된 남성용 브로치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주얼버튼’의 홍성민 대표는 “최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파티에 초록색 에메랄드 원석이 박힌 브로치를 카키색 슈트 왼쪽 깃에 달고 참석했더니 주위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보석 전문가들로부터 효과적인 브로치 연출법을 들어봤다.

①흰색 블라우스, 분홍색 재킷, 보라색 브로치의 배합처럼 색상이 점진적으로 변해가는 그라데이션 효과를 노린다.

②일반적으로 브로치는 똑 떨어지는 느낌의 서양식 정장 차림에 잘 어울리지만 개량 한복의 가슴 고름 부분에 달면 단아하다.

③작은 브로치는 2, 3개 한꺼번에 달아본다. 예를 들어 작은 나비와 큰 나비 모양의 브로치, 꽃 모양의 브로치와 나비 모양의 브로치를 함께 배합한다.

④키가 큰 체형이라고 해서 무조건 큰 사이즈의 브로치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깜찍한 디자인의 작은 브로치를 달 경우 체형을 아담하게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낳을 수 있다.

⑤최근 남성의 넥타이 폭이 넓어지는 추세다. 굵게 맨 넥타이 매듭 중앙에 브로치를 달면 세련미를 연출할 수 있다.

⑥브로치는 보석 장식이 서로 부딪치지 않도록 약간 도톰한 비닐봉지 안에 낱개로 싸서 보관한다. 오팔, 진주처럼 강도가 약한 보석 장식의 브로치는 착용 후 스웨이드나 가제수건으로 깨끗이 닦는다.

(도움말: ‘주얼버튼’ 홍성민 대표, ‘루이&레이’ 황이영 실장, ‘다사끼 지니아’ 황혜경 기획총괄부장, ‘율려’ 이혜숙 사장)

글〓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사진〓신석교기자 tjr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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