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물은 황무지에서 출발하엿고 /황무지에로 환원하엿다’로 시작하는 ‘황무지’는 모두 6장 550여행으로 구성된 장시(長詩). 오장환은 이 작품을 가로 10행, 세로 15자 원고지에 또박또박한 글씨체로 썼다. 문학평론가 임헌영 교수(중앙대)는 “등단 전후 습작기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황무지’에서는 식민지의 황폐한 상황을 묘사한 모더니즘 기법의 역사의식이 보인다”며 “김기림이 ‘기상도’에서 시도했던 세계사적, 전 지구적인 전망의 미학적 조망이 오장환에게서도 시도됐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황무지’의 전문은 범우사에서 발행하는 잡지, ‘책과 인생’ 2003년 1월호에 수록된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