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뜨는 곳, 국토의 동쪽 끝에 위치한 외로운 막내섬 ‘독도(獨島)’.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1일 독도의 해뜨는 시간은 오전 7시26분. 울산 방어진(31분) 부산 태종대(32분) 포항 장기곶(32분) 제주 성산포(36분) 등에 비해 5분 이상 먼저 솟아오른다.
독도를 24시간 눈 부릅뜨고 지키며 알뜰하게 보살펴 온 독도경비대원 30여명은 새해 아침 헬기장에 모여 동해를 뚫고 솟구쳐 나올 붉은 해를 보며 ‘올해도 대원 모두 건강하게 독도를 지키도록 해달라’는 소망을 외칠 준비를 하고 있다.
경비대원들은 늘 보는 일출이지만 한 해 시작을 알리는 해맞이는 다를 것이라며 미리 얘기꽃을 피웠다. 9월 입대한 뒤 처음 독도경비에 참여한 경비대 막내 민충기(閔忠基·21·서울 중랑구 면목동) 이경은 “군대 와서 독도경비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대한민국 남자로서 독도에서 군대생활을 하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4월 전역을 하는 박원영(朴原永·22·강원 삼척시) 수경은 “지난해 겨울에 이어 두 번째 독도 근무를 해 독도가 무척 사랑스럽다”며 “앞으로도 후배들이 독도를 잘 지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독도에 근무하는 경찰관 3명은 ‘경비’와 함께 ‘치안’ 임무도 맡는다는 점에서 ‘독도는 우리 땅’을 상징한다. 실제 거주는 아니더라도 독도에는 많은 국민이 있기 때문. 지난해 12월 현재 독도로 호적을 옮긴 국민은 206가구 713명. 99년부터 시작된 ‘독도 호적 옮기기’가 꾸준히 이어져 지난해만도 전국에서 20가구가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로 호적을 옮겼다. 독도로 호적을 옮기려면 읍면동 사무소에 전적신고만 하면 10일 내에 옮겨진다.
3월 경찰대(18기)를 졸업하고 독도경비대장으로 첫 근무를 시작한 백민욱(白旻郁·23·경기 안양시) 경위는 “대원들과 함께 바다 멀리서 솟아오르는 해를 향해 섬이 흔들릴 정도로 함성을 지르겠다”며 “독도 경비를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는 대원들과 함께 ‘일당백’의 자세로 독도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울릉=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