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아는 유머]'시대별로 본 나무꾼의 도끼' 외

  • 입력 2003년 1월 2일 17시 23분


코멘트
시대별로 본 나무꾼의 도끼

이름없는 산 속에서 나무를 하던 나무꾼이 실수로 도끼를 연못에 빠뜨렸다.

● 옛날

10:00 나무꾼이 연못에 도끼를 빠뜨렸다. 나무꾼은 엉엉 울었다.

10:01 연못에서 산신령이 금도끼를 들고 나타났다. “이 금도끼가 네 도끼냐?”

“아닙니다.”

10:02 산신령이 연못으로 들어갔다.

10:03 산신령이 은도끼를 들고 나타났다. “이 은도끼가 네 도끼냐?”

“아닙니다.”

10:04 산신령이 다시 연못으로 들어갔다.

10:05 산신령이 쇠도끼를 들고 나타났다. “이 쇠도끼가 네 도끼냐?”

“네 그렇습니다.”

“어허, 착한 백성이로고. 내 너의 정직함이 기특해 금도끼와 은도끼도 다 주겠노라.”

10:07 나무꾼이 산신령으로부터 금도끼, 은도끼, 쇠도끼를 받았다.

-소요시간:7분

-비용:7분 동안 나무 못 함.

-수확물:도끼찾음+금도끼 은도끼 공짜로 얻음.

● 21세기 초

10:00 나무꾼이 연못에 도끼를 빠뜨렸다. 나무꾼은 노트북을 꺼내 들었다.

10:01 노트북을 켰다. 무선 인터넷 접속을 했다. 접속 실패. 다시 접속을 시도했다.

접속 실패. 가까스로 접속됐다.

10:10 익스플로러를 열었다. www.mountgod.co.kr에 접속했다. 접속이 되는 순간 컴퓨터가 작동을 멈췄다.

Ctrl+Alt+Del

<프로그램 종료 대화상자를 표시하는 중입니다. 대화상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거나 시스템을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win-dows로 돌아가서 기다리려면 아무 키나 누르십시오.>

아무 키

<시스템이 사용 중이거나 불안정합니다. 사용 가능할 때까지 기다리거나 시스템을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windows로 돌아가서 기다리려면 아무 키나 누르십시오.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10:50 드디어 연결 성공. ‘도끼 찾기’ 메뉴를 클릭.

<회원 가입 후 로그인 하시기 바랍니다.>

회원가입. 클릭.

<아래의 이용약관을 반드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용약관(국민교육헌장보다 훨씬 길다)>

약관 다 읽고 동의. 클릭.

<다음의 아이디 및 이용자 정보를 등록해 주십시오.>

가입확인. 클릭.

11:20 <나무꾼(woodcut)님, 산신령나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도끼찾기 클릭

<본 메뉴는 유료회원 전용입니다. 유료회원으로 전환하시겠습니까?>

네. 클릭

<결제수단을 선택하십시오. 1)휴대전화 2)신용카드>

확인. 클릭.

<도끼를 연못에 빠뜨린 분은 해당 신의 게시판에 자세한 사항과 연락처를 남겨 주십시오. 담당 산신령이 신속히 조치해 드리겠습니다. 단 도끼 우송 비용은 이용자 부담입니다.>

게시판. 클릭.

12:00 전송 완료

이틀 후:택배로 도끼 도착

-소요시간:2박3일

-비용:유료가입비 4만5000원+택배요금 2만5000원+2박3일간 일 안 하고 술만 먹음

-수확물:도끼 찾음

-참고:김서방네 대장간에서 도끼 한 자루에 3만원에 판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