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새벽 1000여명의 사람들은 ‘오늘의 지령’과 함께 따스한 사랑이 가득 담긴 e메일을 받는다. 천주교 인천대교구 답동성당의 빠다킹신부(조명연·33)와 단도리신부(정병덕·33)가 2001년 6월부터 보내는 ‘새벽을 열며’라는 e메일이 바로 그것. 빠다킹은 조 신부의 목소리가 ‘감미롭다’는 뜻에서, 단도리는 정 신부의 꼼꼼한 성품을 이유로 신자들이 붙여 준 별명이다.
1주일에 닷새는 조 신부가, 이틀은 정 신부가 e메일을 보낸다. 신자들의 아침 묵상을 위한 내용을 담고 있으나 일반인들의 호응도 크다. 조 신부는 “집단 메일 발송이 쉽지 않아 발송 대상자는 적은 편이지만 입소문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조 신부는 성당의 전산과 홍보를 맡는 바쁜 일과 속에서도 e메일에 들어가는 우화(寓話) 등을 찾기 위해 1주일에 최소한 3권 이상의 책을 읽는다.
최근 두 신부는 그동안 보냈던 e메일을 묶어 ‘주는 것이 많아 행복한 세상’(정음)이라는 책을 냈다. 조 신부는 “처음엔 쑥스러워 거절했는데 좋은 내용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자는 설득에 넘어갔다”며 “책 판매로 발생하는 수익은 모두 불우이웃돕기에 기부키로 했다”고 말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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