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두 신부의 e-메일 모아 '…행복한 세상' 출간

  • 입력 2003년 1월 3일 17시 44분


‘오늘의 지령-사랑하는 배우자의 냄새나고 더러운 양말을 벗겨줍시다. 그리고 따뜻한 물에 그의 발을 깨끗이 닦아주십시오.’

매일 새벽 1000여명의 사람들은 ‘오늘의 지령’과 함께 따스한 사랑이 가득 담긴 e메일을 받는다. 천주교 인천대교구 답동성당의 빠다킹신부(조명연·33)와 단도리신부(정병덕·33)가 2001년 6월부터 보내는 ‘새벽을 열며’라는 e메일이 바로 그것. 빠다킹은 조 신부의 목소리가 ‘감미롭다’는 뜻에서, 단도리는 정 신부의 꼼꼼한 성품을 이유로 신자들이 붙여 준 별명이다.

1주일에 닷새는 조 신부가, 이틀은 정 신부가 e메일을 보낸다. 신자들의 아침 묵상을 위한 내용을 담고 있으나 일반인들의 호응도 크다. 조 신부는 “집단 메일 발송이 쉽지 않아 발송 대상자는 적은 편이지만 입소문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조 신부는 성당의 전산과 홍보를 맡는 바쁜 일과 속에서도 e메일에 들어가는 우화(寓話) 등을 찾기 위해 1주일에 최소한 3권 이상의 책을 읽는다.

최근 두 신부는 그동안 보냈던 e메일을 묶어 ‘주는 것이 많아 행복한 세상’(정음)이라는 책을 냈다. 조 신부는 “처음엔 쑥스러워 거절했는데 좋은 내용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자는 설득에 넘어갔다”며 “책 판매로 발생하는 수익은 모두 불우이웃돕기에 기부키로 했다”고 말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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