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버드대 스코트 웨이스 박사팀은 인간이 평소 감염과 멀어져서 오히려 질병이 생기고 있으며 먼지를 마실 필요도 있다는 연구결과를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는 갑자기 나타난 획기적인 것은 아니다.
수십년동안 정설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감기나 독감, 위에 기생하는 헬리코박터균 등의 감염이 인체 면역계에 대한 유용한 자극으로도 작용한다는 가설이 제기돼 왔다.
인체의 정교한 면역계는 이런 약한 침입자들과 반응하면서 면역력을 기른다는 것이다. 일부 학자들은 항생제, 백신과 덜 접촉할 경우 다발경화증, 류머티스질환이나 크론병(염증성 장질환), 천식, 습진 등이 더 많이 생긴다고 주장하고 있다.
1960년대 과학자들은 도시에 사는 아이들이 시골 아이들에 비해 바이러스 감염률은 낮지만 자가면역질환이나 알레르기질환 발병률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최근 의학자들이 획기적 사실을 발견했다. 농촌 아이들의 침실 매트리스에서 세균들이 쏟아내는 독소(毒素)인 엔도톡신이 엄청나게 많이 쌓인 것을 발견한 것이다. 엔도톡신은 가축의 배설물에 많으며 여기에 많이 접촉할수록 알레르기나 자가면역질환이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독소는 면역계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단백질이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적절한 면역반응을 촉진시키는지에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인체에 독소가 지나치게 많이 들어가면 인체 내에서 핵폭탄에 버금가는 해를 끼치게 된다. 염증반응이 갑자기 폭발적으로 일어나면 졸도,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감염에서 멀어지는 것이 이익을 보장하지만은 않는 듯하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먼지를 적당히 마시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http://www.nytimes.com/2002/12/24/health/24ESSA.html)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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