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길어진 남성코트 ‘야인시대’ 영향?

  • 입력 2003년 1월 8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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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과 여성 코트가 ‘7분 선’에서 만났습니다.

남성 코트는 길어졌고 여성 코트는 짧아지고 있죠.

1년 전만 해도 여성 코트의 주류는 발목까지 길게 늘어지는 롱코트였습니다. 사실 이런 ‘공주풍’은 언제나 인기를 끄는 패션이었습니다. 소재 또한 보기에도 무겁고 두꺼운 게 많았죠.

하지만 올 겨울은 무릎 선 조금 밑에서 멈춘 7분 코트나 그보다 짧은 하프코트가 유행입니다. 소재 역시 캐시미어, 알파카 등으로 가볍고 값도 모피보다 싼 게 대세죠.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요즘 팔리는 코트의 70% 이상이 7분 또는 하프코트라고 하더군요.

업계에서는 이런 현상을 ‘경기’탓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기가 썰렁해지면서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또 일하기에 편한 옷차림을 선호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남성 코트에서는 이런 분석이 설득력이 없습니다. 남성 코트는 거꾸로 길어지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초만 해도 하프코트를 많이 찾았는데 올해는 이런 현상이 퇴색하면서 7∼8분 코트가 선풍적인 인기죠. 다만 롱코트는 여전히 유행과는 거리가 있어 잘 팔리지 않고 있습니다.

백화점 직원들조차도 경기 하강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해온 남성복 쪽(본보 2002년 10월 30일자 B3면 참조)에서 하프코트보다 가격이 비싸고 활동성이 떨어지는 7분 코트가 오히려 유행인 현실에 의아해 하고 있죠.

다만 일부 원인으로 SBS TV의 드라마 ‘야인시대’를 꼽기도 합니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연기자들의 코트 길이가 모두 7분 선이어서 남성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줬다는 거죠. 이 드라마 덕택에 한때 중절모까지 유행한 만큼 전혀 근거 없는 설명은 아닌 듯 싶습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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