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빅토리아대 연구팀은 한 술집에서 바텐더에게 ‘보드카 술잔에 음료를 따라 주라’고 말한 뒤 학생 148명에게 라임이 들어간 보통 물을 주고 무엇을 먹었는지 대답케 했더니 절반은 보드카를 마셨다고 답했고, 절반은 탄산음료라고 대답했다.
이 실험 후 연구자들은 곧바로 범죄의 한 장면을 상영한 뒤 학생들에게 영화의 잘못된 부분에 관해 지적해 보라고 요구했다.
보드카를 마셨다고 믿은 학생들은 취하지 않았다고 생각한 학생들보다 상영된 장면에 대해 흐릿한 기억력을 보였으며, 계속해서 말을 바꾸는 등 평소보다 불안한 증세를 보였다.
공동 연구자 메리언 개리 박사는 “연구 결과 인간의 기억이 컴퓨터처럼 많은 정보를 그저 모아두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이 기억 과정에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미국심리학협회의 저널인 ‘심리과학’지에 실렸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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